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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 존엄

나스티시즘 2023. 9. 20. 04:14

"'사람 중심'이라는 대전제 아래,
4차 산업혁명은 개별 기술뿐 아니라,
이들 기술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
 
"전 세계 사회, 산업, 문화적
르네상스를 불러올
과학기술의 대전환기는 시작됐다."
 
"세상의 우선순위는 모두 재편될 것이다."
 
-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 -
 
https://youtu.be/JRQX7jMk1sg?si=dhxBJCZV19Bw3aMO

"근로의 도덕은 노예의 도덕이다."

 
https://youtu.be/FpZo7Z-vJws?si=l-heCSBFLsq4mL1o

https://youtu.be/jktacmgD4_E?si=tTYWlnMfCtcr_TMx

"매일 사용되어 닳는 사람들 ― 이 젊은이들에게는 인격도 재능도 근면함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방향을 부여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방향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어린 시절부터 그들을 길들였다. 그들이 사막에 보내도 좋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하게 되면 그들은 약간 다르게 다루어졌다. 즉 그들은 이용당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박탈당했고, 매일 사용되어 닳아지는 것이 되도록 교육받았으며 그것을 의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이렇게 매일 사용되어 닳지 않고는 지낼 수 없게 되었고 그 이외에 다른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수레를 끄는 이 가련한 동물에게 휴가를 주지 않는 것만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과도하게 노동하는 세기에서 한가함이라는 이상은 '휴가'라고 불리는데, 이 휴가 때에 사람들은 한때나마 마음껏 게으름을 피우며 멍청하고 어린애처럼 굴어도 되는 것이다."

- 니체 -

https://youtu.be/-nsZUchyWZE

"노동을 찬미하는 사람 ― 사람들이 노동을 찬미하고 노동의 축복에 대해 지치지 않고 말할 때 나는 그것들에서 공익을 위한 비공개적인 행위들에서와 같은 저의, 즉 모든 개인적인 것에 대한 공포를 본다. 사람들은 지금 이러한 노동 ― 이때의 노동이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행해지는 고된 노동을 의미한다 ― 을 보며 이런 노동이야말로 최고의 경찰이며, 그것이 모든 사람을 억제하고 이성, 열망, 독립욕의 발전을 강력히 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낀다. 왜냐하면 노동은 극히 많은 신경의 힘을 소모하고 성찰, 고민, 몽상, 걱정, 예감, 애정, 증오를 위해 쓰일 힘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그것은 항상 적은 목표를 겨냥하면서 수월하고 규칙적인 만족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고된 노동이 끊임없이 행해지는 사회는 보다 안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안전이 현재는 최고의 신성으로서 숭배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가공할 일이다! 바로 노동자가 위험한 존재가 된 것이다. 위험한 개인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의 배후에는 위험 중의 위험, 즉 개인이 있다."

- 니체 -

https://youtu.be/iS64D5FzHoc

 【 지속가능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인류의 선택 】
 
■ 세계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제하고 국가 정책과 글로벌 정책을 형성했던 사회·정치적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인간의 독창성과 노력의 결과로 나타난 경제적 부가 소수에게 더욱 집중되면서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고, 통합된 글로벌 경제가 외부에 끼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자연환경과 취약 계층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 성장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성장으로 인한 가치를 거의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정부,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에 대한 신뢰도까지도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절반이 넘는 세계 인구가 현재의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최상위 소득 계층과 그 외 계층 사이의 신뢰도가 사라지면서 사회적 결속력은 와해되기 일보 직전까지 훼손된 상태다. 이 불안정한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인공지능부터 생명공학, 첨단소재, 퀀텀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의 방식을 급격하게 바꾸어놓을 강력한 첨단 기술로 인해 우리는 또 다른 기회와 도전 과제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이런 새로운 기술들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은 진정한 의미로 파괴적이다. 현재의 감지, 연산, 조직화, 실행과 물류 등 모든 방식을 뒤흔들 이 기술들은 모든 조직과 시민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의미한다. 생산 방식, 재화와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식, 우리가 소통하고 협력하며 주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까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시스템을 머지않아 변화시킬 것이다. 이미 신경기술과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희망적인 것은 4차 산업혁명의 진화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적 규범과 규제 역시 지금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 기술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또 관여해야 한다. 이 교차로에 서 있다는 것은 거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공공의 선을 촉진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협소한 이해관계와 편향된 시스템으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되고 인간 권리가 침해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특권층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개인, 사회, 조직, 정부에 영향을 끼치게 될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가 필요하다.

-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꿈꾸며 】
 
■ 과연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이며,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부분의 경우,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특정 기술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이거나, 일자리 소멸과 같은 극단적인 이야기로 끝나곤 한다. 나는 모든 정책과 변화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함께 사는 데 방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언제나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치 기반의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즉 기술이 미래를 결정하도록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공공의 선(善)이라는 가치에 기반하여 의도를 가지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 중심의 산업혁명을 추진한다는 것은 개인과 공동체의 권리를 강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과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초연결(hyper-connected),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에 기반한 지능화 혁명에 집중해왔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다소 늦었기에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우선 집중한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개별 기술은 훨씬 다양하며,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이들 기술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 '줌인, 줌아웃(zoom-in, zoom-out) 전략'이라는 용어는 기술의 잠재적 파괴력을 이해하는 것과 함께 각 기술을 연결하는 패턴과 이러한 패턴이 우리에게 미칠 전체적인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 효과에 대한 논의들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기술, 사회, 경제 전반의 변화에 대해 미시적이고도 총괄적인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조망할 필요가 있다.
 
- 장병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
 

【 제로섬 사고방식의 탈피 】

 
■ 우리의 손에 달려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화를 통해 우리는 제로섬 사호방식에 맞서야 한다. 데이터가 대용량 컴퓨팅 저장 능력 및 인지 능력과 결합되면서 산업과 사회의 모든 부분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헬스케어와 교육에서부터 농업, 제조업, 그리고 서비스업까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하여 많은 기업들은 혼합현실, 인공지능, 퀀텀 컴퓨팅과 같은 몇몇 중요한 기술 변화와 기술 결합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의 눈앞의 모습이 그대로 터치스크린이 되는 궁극적인 컴퓨팅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즉,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핸드폰이나 태블릿에 있는 데이터, 앱, 더 나아가 동료와 친구까지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상관없이 - 사무실이나 고객을 방문할 때도, 또는 회의실에서 동료들과 업무를 할 때도 - 원할 때 쉽게 접속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모든 경험을 극대화할 것이고, 기계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달성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인간의 통찰력과 예측 능력을 강화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퀀텀 컴퓨팅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컴퓨팅 물리학을 바꿔 세계의 가장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컴퓨팅 칩에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게 만들 것이다. 혼합현실, 인공지능, 퀀텀 컴퓨팅은 각기 독립적인 기술이지만 언젠가는 하나로 합쳐질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줄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지식이 대중화됨에 따라 산업과 사회는 사람과 조직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가장 빨리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혼합현실, 클라우드 등의 비즈니스 최적화 도구들과 함께 사용된다면 인공지능은 실험실과 진료소, 병원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혁신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개인별로 상이한 유전자, 면역 체계, 환경,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하는 정밀 의료를 통한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은 웹스케일(web-scale) 수준의 머신 러닝, 감정 인식 서비스, 신경망의 발전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이런 기술의 설계에는 포괄적이고 투명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지만, 공학적 필요도 있다. 이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은 궁극적으로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IBM은 인공지능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파트너십의 목적은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에서의 도전과 기회에 대한 모범 사례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 파트너십은 자동차, 헬스케어, 인간과 인공지능 협업, 경제적 단절 해소, 공익을 위한 인공지능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디저털 세계에서 신뢰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다. 우리는 기술의 혁신적인 사용과 신뢰를 도울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세계 곳곳에 세울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문제들을 다루기에 매우 부적절하고 구태의연한 법률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가 나눈 대화는 미래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돕고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잠재적 혜택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이를 누리기 위해서는 공공 분야와 민간 분야의 리더십과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
 
-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 -

 
4차 산업혁명 시대 】

 
https://youtu.be/6VYascb96cI?si=ghGPRegEA7lU2zs3

■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흥미로운 여러 과제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문제는, 새로 등장한 과학기술 혁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만들어 나갈지에 관한 것이다. 이는 인류의 변화를 수반한다. 오늘날 우리는 삶과 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 앞에 서 있다. 그 규모, 범위 그리고 복잡성(complexity)을 미루어볼 때, '제4차 산업혁명'은 과거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 우리는 이 새로운 혁명의 속도와 깊이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 인구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되어 유례없는 저장 및 처리 능력과 지식에 접근성을 가지게 될 때 발생할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해보라. 혹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 저장기술,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과학기술의 약진을 통해 이루어질,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융합은 또 어떠한가. 이러한 혁신의 대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의 경우 기술 융향을 기반으로 서로의 분야를 증폭시키는 발전의 변곡점에 이미 도달해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과 기존 시스템의 파괴(disruption), 그리고 생산과 소비, 운송과 배달 시스템의 재편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일과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즐길거리를 누리는 방식에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와 기관들서도 이에 발맞춰 급속한 시스템의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교육과 보건의료, 교통 분야 시스템에서 눈에 띄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행동양식뿐 아니라 생산 및 소비 체제르 변화시킬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있다. 외부효과(externality)와 같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하겠지만 자연환경의 재생과 보존 문제를 도울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생겼다.
 
규모와 속도, 범위를 고려하면 가히 역사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신기술의 발전과 수용을 둘러싼 엄청난 불확실성 때문에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과학기술의 복잡성과 여러 분야에 걸친 상호연계성 면에서는 정/재계 및 학계, 시민사회를 포함한 지구촌의 모든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이 이 새로운 기류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음을 시사한다. 공공의 목표와 가치를 반영한 공동의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기술이 우리와 후손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인류적 맥락은 또 어떻게 바꿀 것인지 포괄적이면서도 전 지구적으로 공유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들을 여전히 제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는 현저히 구별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세 가지 근거가 있다. ① 속도(Velocity) : 제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제4차 산업혁명은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전개 중이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면적이고 서로 깊게 연계되어 있으며, 신기술이 그보다 더 새롭고 뛰어난 역량을 갖춘 기술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긴 결과다. ② 범위와 깊이(Breadth and depth) :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개인뿐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유례없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유도한다. '무엇'을 '어떻게'하는 것의 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③ 시스템 충격(Systems Impact) : 제4차 산업혁명은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한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과 사회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과학기술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영역의 힘이 아니다. '(기술을)수용하고 상생'하거나, '거부하고 차단'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만 주어진 것 또한 아니다. 이 극적인 과학기술의 변화를 인간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고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학기술 혁명을 어떻게 활용할지 더 많이 고민할수록 인간은 스스로는 물론이고, 그러한 기술들이 구현하고 가능하게 할 근본적인 사회 모습 또한 더욱 면밀히 살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과학기술 혁명을 만들어낼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분열적이고 비인간화(dehumanizing)되기보다는, 인간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인간이 중심이 되게 하는 것은 비단 특정 이해관계자나 부문, 지역, 산업, 문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혁명의 근본적이고 글로벌한 특성은 모든 국가와 경제, 부문, 개인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문적, 사회적, 정치적, 국가적 그리고 산업적 경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에 관심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전 세계의 개인과 조직이 변화의 진행에 참여하여 그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하는 희망찬 공통의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

 

새로운 기술문명의 시대가 열렸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속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생성되는 디지털 연결성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 영향력의 규모와 변화의 속도로 인해 제4차 산업혁명은 역사상 어떤 산업혁명과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며 사회를 탈바꿈시키고 있다. 빅 데이터, 로봇공학,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이버안보, 3D 프린팅, 공유 경제, 블록체인 등이 주요 기술이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 역역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만들어낸 충격적인 합작의 결과물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 역사적 의의 】

 
■ '혁명'은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역사 속 혁명은 신기술과 새로운 세계관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때 발생했다. 준거의 틀이 되는 역사를 통해 갑작스러운 변화는 수년에 걸쳐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1만 년 전, 수렵/채집생활을 하던 인류는 농경생활이라는 첫 번째 큰 변화를 맞았다. 몇몇 동물을 가축으로 키우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농업혁명은 생산, 운송,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한 인간과 가축의 맞물려 발생했다. 점차 식량 생산이 나아지면서 인구도 늘어나 많은 사람이 정착하게 되었다. 그 결과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여러 도시들이 생겨났다.
 
농업혁명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일련의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의 힘으로 옮겨 가는 엄창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다시, 오늘날 강화된 인지력이 인간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1760년~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mainframe computing, 1960년대), PC(personal computing, 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이 세 가지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와 학문적 논의를 살펴봤을 때, 오늘날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은 21세기의 시작과 동시에 출현했다.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ubiquitous and mobile internet), 더 저렴하면서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가 핵심인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더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제3차 산업혁명 이후 더욱 정교해지고 통합적으로 진화한 디지털 기술은 사회와 세계 경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에릭 브린욜프슨(Eric Brynjolfsson) 교수와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 교수는 이런 현상을 '제2의 기계 시대(the second machine age)'라 칭하며, 동명의 저서를 출간했다. <제2의 기계 시대>에서는 오늘날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이 자동화로 '완벽한 힘(full force)'을 갖추고 '전례 없는 새로운 것(unprecedented things)'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는 변곡점의 시기에 있다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11년 하노버 박람회(Hannover Fair)에서 처음 등장한 인더스트리 4.0은 기술이 글러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구조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꾸게 되는지 설명하는 용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공장(smart factories)'의 도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가상 시스템과 물리적 시스템이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 그러면 상품의 완전한 맞춤생산(customization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운영 모델이 발생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스마트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훨씬 넓은 범주까지 아우른다. 유전자 염기서열분석(gene sequencing)에서 나노기술, 재생가능에너지에서 퀀텀 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한 약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기술이 융합하여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가 상호교류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종전의 그 어떤 혁명과도 근본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과거의 산업혁명보다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출현하는 신기술과 광범위한 혁신은 더욱 빠르고 폭넓게 확산 중이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산업혁명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인구의 17퍼센트가 아직 제2차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약 13억 명에 이른다. 제3차 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 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부분이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게 부품인 '축(spindle)'이 유럽 이외의 지역에 보급되는데 1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반면 인터넷이 전 세계에 확산되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술 혁신의 수용 정도가 사회 발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제1차 산업혁명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와 공공 기관, 민간 부문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해야 하지만, 시민들이 산업혁명을 통해 얻게 될 장기적 혜택을 자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앞선 세 번의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모든 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이 보다 더 효과적이고 응집력있게 실현되는 것을 가로막는 다음 두 가지 사안이 우려된다. 첫째,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재고해볼 필요성이 큰 데 반해, 전 분야에 걸쳐 요구되는 리더십의 수준과 현재 진행 중인 이 급격한 변화에 대한 이해력은 현저히 낮다. 그 결과 국가적, 세계적으로 혁신의 전파를 관리하고 혼란을 완하시키는 데 필요한 제도적 체계가 부족하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부재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제4차 산업혁명이 제공할 기회와 도전의 기틀을 형성하고 일관성을 갖춘, 긍정적이고 보편적인 '담론(narrative)'이 부족하다. 다양한 개인와 집단에게 힘을 실어주고, 근본적 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담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 새로운 시대의 서막 】

 
■ 제4차 산업혁명이 과학기술과 디지털화가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흔히들 말하는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말이 적확하다. 우리는 주요 과학기술 혁신이 전 세계에 일으킨 중대한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토록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극심하게 체감하는 이유는 그 규모와 범위 때문이다. 혁신의 발전과 전파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오늘날 크게 각광받고 있는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알리바바(Alibaba) 등과 같은 파괴적 혁신기업(disruptor)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다. 유비쿼터스 아이폰이 2007년에 첫 출시된 이래로 2015년 말 스마트폰 사용자는 20억 명에 달했다. 구글은 2010년 자사의 첫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였다. 곧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율주행자동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될지도 모른다.
 
혁신의 속도뿐 아니라 그 규모수익(returns to scale) 또한 놀라운 수준으로 성장했다. 디지털화는 자동화(automation)을 의미하며, 이는 더 이상 기업에 '수확체감의 법칙(diminishing returns to scale)'(자본과 인력 등 생산 요소를 투입할수록 생산량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계점에 도달하고 난 뒤에는 오히려 생산요소를 투입할수록 생산량이 낮아진다는 경제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를 체감하기 위해, 1990년 당시 전통산업의 중심지엿던 디트로이트와 2014년의 실리콘밸리를 금액으로 환산해 살펴보자. 1990년 디트로이트 3대 대기업의 시가 총액은 360억 달러, 매출 2,500억 달러, 근로자는 120만 명이었다. 2014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기업 세 곳의 경우, 시가총액은 훤씬 높았고(1조 900억 달러) 매출은 디트로이트와 비슷했으나(2,470억 달러), 근로자의 수는 10분의 1 정도(13만 7,000명)에 불과했다. 디지털 사업의 경우 한계비용(marginal costs)이 제로에 가가워지면서 10~15년 전보다 훨씬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디지털 시대의 많은 기업이 사실상 저장, 운송, 복제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는 '정보재(infromation goods)'를 제공한다. 실제로 몇몇 파괴적 테크놀로지 기업은 소자본으로 큰 성장을 이루어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이나 왓츠앱(WhatsApp)과 같은 기업들이 제4차산업혁명에서는 사업 규모와 자본의 상관성이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규모수익은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전체 시스템을 변화시킨다.
 
제4차 산업혁명은 진행 속도와 범위 외에도 수많은 분야와 발견이 끊임없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서로 다른 과학기술이 상호의존하여 창출한 획기적인 상품은 더 이상 SF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례로 디지털 제조(digital fabrication)와 생물학 분야의 합작이 성사되었다. 몇몇 디자이너와 건축가는 이미 전산설계(computational desing), 적층가공(additive manufaturing), 재료공학, 합성생물학을 접목해 미생물과 인간의 신체, 소비재와 거주 건물가지 포괄하는 시스템을 개척하는 중이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은 연속적으로 변화하고 적응하는(동식물 세계의 특징) 사물을 만들고 (심지어 성장시키고) 있다. 브린욜프슨과 맥아피는 <제2의 기계 시대>에서 컴퓨터는 매우 비상하기 때문에 몇 년 후에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으로 활용될지 사실상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에서부터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와 번역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 속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비약적으로 급증한 연산력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 유효성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인공지능은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부터 문화적 관심사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에 개발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 남기는 데이터의 '빵 부스러기' 같은 흔적을 따라 생성된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기계학습뿐 아니라 지능로봇과 컴퓨터가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해 기본 원칙들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자동탐색(automated discovery) 역시 가능해졌다. 애플의 시리(Siri)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급진전한 인공지능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소위 인공지능 비서(intelligent assistants)라 불린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 개인비서(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s)는 막 시작하는 단계였지만, 현재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머지않아 컴퓨터와의 대화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용자의 요구를 접수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로봇 개인비서의 등장도 가능해질 것이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를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이라고 칭한다. 우리가 쓰는 기기들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 이야기를 들으며 요구를 예측하고, 필요한 순간 우리를 도우면서 점차 인간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이다.
 
체제적 요인으로 심화되는 불평등 】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그에 상응하는 과제도 안겨줄 것이다. 특히 악화 일로의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대다수의 사람이 소비자이자 생산자라는 특성으로 인해 심화될 이 문제를 단순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혁신과 파괴는 우리 삶의 질과 복지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끼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집단은 소비자다. 삶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등의 재화를 거의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를 부르거나 항공편을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며 가격을 지불하고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는 모든 일이 이제는 원격으로 가능하다. 소비자가 누리게 될 과학기술의 혜택에 반박의 여지는 없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수많은 앱을 통해 더욱 간편하고 생산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다. 오늘날 책을 읽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데 쓰이는 태블릿과 같은 간단한 기기의 능력은 30년 전 데스크톱 5,000개의 처리 능력과 맞먹지만, 정보 저장 비용은 무상에 가깝다.(1기가바이트를 저장하는 비용은 20년 전 1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현재는 연평균 0.03달러에도 미치지 않는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문제는 대부분 공급과 관련된 노동과 생산 부분에서 발생한다. 지난 몇 년간 대다수의 선진국 및 중국과 같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에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하락했다. 하락분의 절반 이상은 투자재(investment goods)의 상대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 이는 혁신의 발전으로 기업이 자본으로 노동을 대체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그 결과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는 이노베이터(innovator), 투자자, 주주와 같은 지적/물적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향후 평생 동안 실질소득을 높일 수 없다거나 자녀와 후손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절망에 빠질지도 모른다.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혜택과 가치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중되는 이유는 플랫폼 효과(platform effect) 때문이다. 디지털 기업들은 이 효과를 사용하여 폭넓은 상품과 서비스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를 창출해 규모수익의 증대를 누린다.
 
플랫폼 효과는 시장을 지배하는 강력한 몇몇 소수 플래솜으로의 집중 현상을 초래한다. 특히 소비자에게는 높은 가치와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명백한 혜택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 위험도 발생한다. 가치와 힘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 혁신에 대한 개방성과 기회를 보장하고, (산업 플랫폼을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의 혜택과 위험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은 정치/경제/사회 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본질적인 변화다. 이는 세계화 과정 자체가 역행한다 해도 되돌리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제 모든 산업과 기업은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하는가?'가 아닌, '파괴적 혁신은 언제, 어떤 형태로 올 것이며 우리 자신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한다. 다가올 파괴적 변화라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인간의 무력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 선정의 기준이 되는 공통의 가치를 확립해, 제4차 산업혁명이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변화가 되도록 이끄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데이터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소외되는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AI 로봇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학문 간 융합과 일르 기반으로 한 연구가
충분한 성과와 발전을 이루고 있는 만큼
그 융합의 힘에서 나온 새로운 과학기술의 시대는
인간을 향해야 할 것이다."
 
-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공학과 교수 -
 
"사회에 거대한 혼란이 다가온 후
제4차 산업혁명을 대바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너무 늦을 것이다."
 
- 로버트 J. 쉴러, 예일대 교수, 노벨경제학상 -
 

 

【 정체성, 도덕성, 윤리 ]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행동양식뿐 아니라 정체성도 변화시킨다. 제4차 산업혁명이 개인에게 미칠 영향은 다양한다. 정체성뿐 아니라 프라이버시와 오너십에 대한 개념, 소비패턴, 일과 여가에 할애하는 시간, 경력을 개발하고 능력을 키우는 방식 등 정체성과 관련된 여러 측면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증강인간(human augmentation)을 실현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우리에게 흥분과 공포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은 우리가 쉽고,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과 단지 순기능으로서의 역할만 생각할 수 없는 일임을 직감하기 시작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는 끊임없는 적응을 요구하는 본질적 체제 변화의 문턱에 서 있다. 그 결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 사이에 점차 심화되는 양극화를 목격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불평등을 뛰어넘는 불평등의 가능성도 묵과할 수 없다. 존재론적 불평등은 그 단어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수용하는 사람과 저항하는 사람 그리고 물질적 승자와 패자로 갈라놓게 될 것이다. 승자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정 분야(유전공학과 같은)로 가능해진 인간의 근본적 개선에서 오는 이점을 누리게 될 수도 있지만, 패자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종류의 계층 간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잠재적 분열과 갈등은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세대와 반드시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야만 하는 세대 간의 단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 역시 여러 윤리적 쟁점을 불러일으킨다. 거침없이 진행되는 기술의 결합이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정체성이란 개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한 자기반성과 공감, 연민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능력을 줄어들게 할 것인지 의문이다.

 

생명공학에서 인공지능까지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상과학의 전유물이었던 수명과 건강, 인지, 그리고 능력의 한계점이 기술혁신으로 인해 확장되고 있다. 이 분야의 지식이 늘고, 놀라운 발견들이 계속 등장함에 따라 도덕적, 윤리적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우리의 관심과 약속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간이자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생명 연장과 맞춤형 아기, 기억 추출 등 그 외 수많은 관련 사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각자 그리고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이와 동시에, 놀라운 기술의 발견이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아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론 물리학자이자 저자인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과 동료 과학자인 스튜어트 러셀(Stuart Russell), 맥스 테그마크(Max Tegmark), 프랭크 윌첵(Frank Wilczek)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지에서 인공지능이 시사하는 바에 대해 아래과 같이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다.

 

"인공지능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는 누가 통제하느냐에 달렸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국 인공지능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 혜택을 누리고 위험은 피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흥미로운 발전은 바로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단체인 오픈AI(OpenAI)다. 오픈AI는 설립 당시 자사의 목표에 대해 "오픈AI는 금전적 이익에 구애받지 않고 인류 전체의 이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사장 샘 알트만(Sam Altman)과 테슬라모터스(Tesla Motors)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는 이 이니셔티브는 10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확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앞에서 소개한 핵심 포인트를 강조한다. 다시 말해, 제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영향력은 새로운 기술의 융합으로 발휘될 '힘을 부여할 가능성(empowering potential)'이다. 샘 알트만은 "개개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더욱 나은 인간으로 만들어주며, 누구나 무료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같은 일부 특정 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상대적으로 잘 인식되었고 전문가와 학회에서도 널리 논의되었다. 그러나 그 외 다른 영향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인공지능이나 합성생물학이 그렇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유전자 맞춤형 아기과 더불어 유전적 질병을 제한하고 인간의 인지능력을 증강시키는 등 인류를 수정하는 기술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마주할 가장 심각한 일부 윤리적, 종교적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노동력의 위기 ]

■ 기술이 경제성장에 미칠 긍정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노동시장이 단기적이나마 받게 될 부정적 효과에 대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과학기술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은 항상 존재했다. 1931년 경제학자인 존 메이나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광범위한 기술적 실업(기술 진보 때문에 노동력에 대한 수요 감소로 생기는 실업)을 두고, "인간이 노동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는 것보다 노동을 절약하는 법을 더 빨리 찾아내기 때문에 발생한다"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이 주장은 틀린 것으로 여겨졌으나, 만약 이번에는 그 생각이 옳았다고 증명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몇 년간 눈에 띌 정도로 컴퓨터가 회계장부 담당자, 캐시어, 전화 오퍼레이터의 일을 대신하면서 이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혁명이 기존의 산업혁명에 비해 훨씬 더 큰 격동을 불러일크니는 이유는 서문에 언급했던 요소들 때문이다. 바로 속도(모든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범위와 깊이(수많은 분야에서 근본적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 전체 시스템의 완전한 개편이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보면 한 가지는 확실해진다. 새로운 기술은 산업 분야와 직종의 구분 없이 모든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는 점이다. 어떤 자동화 기술이 노동을 대신하게 될지 그 범위를 알 수 없는 데서 근본적 불확실성이 생겨난다. 이런 현실에 당면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또 얼마나 발전하게 될 것인가?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 과학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두 가지 상충되는 영향 >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첫째로, 기술이 빚어낸 파괴 효과와 자동화로 인해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다른 곳에 재배치하게 된다. 둘째로 파괴 효과는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직종과 사업, 산업 분야가 창출되는 자본화 효과를 동반한다. 인간은 놀라운 수준의 적응력과 독창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자본화 효과가 파괴 효과를 앞지르는 타이밍과 범위, 그리고 이 두 효과의 치환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 것인가이다.

 

과학기술 혁신이 노동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두고 두 가지 의견이 상충한다. 해피엔딩을 확신하는 쪽에서는 기술 발달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되고, 기술은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의견은 기술적 실업이 대대적으로 발생하여 점차 사회적, 정치적 아마겟돈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결과는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이 두가지 관점의 중간에서 일어났다. 중요한 문제는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변화로 인해 곤란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기술혁신으로 몇몇 일자리가 사라졌던 것은 사실이고, 이 때문에 새로운 분야의 직업이 발생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농업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경우 19세기 초 노동력의 90퍼센트가 농업에 종사했으나, 현재 농업 종사 인구는 2퍼센트 미만이다. 농업인구가 충격적일 정도로 급속한 감소를 보였으나, 이 변화는 사회적 파괴와 고질적 실업 사태를 최소화하며 비교적 매끄럽게 일어났다.

 

기술 낙관론자는 과거에 비춰 왜 이번에는 상황이 나빠질 거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다. 그들은 기술혁신이 파괴적일 수 있지만 결국 생산성을 높이고 부를 창출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를 증대시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믿는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은 끝이 없으므로 그들의 수요를 공급하는 일 역시 한계가 없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의 핵심이다. 일반적인 불황과 가끔 닥치는 불경기를 제외하고는 항상 사람들이 일할 곳은 있었다. 그렇다면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무엇이며,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대해 어떤 시각을 제시하는가? 앞서 드러난 징후들이 가리키는 바는 앞으로 수십 년 내에 다양한 산업 분야와 직군에서 기술혁신이 노동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여러 직종에서 기계적인 단순 반족 업무나 정밀한 육체노동은 자동화되었다. 연산력이 눈부시게 성장해감에 따라 곧 다른 여러 업무도 자동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시일 안에 변호사, 재무분석가, 의사, 기자, 회계사, 보험판매자나 사서와 같은 다양한 직업군 역시 부분적으로 혹은 전멱적으로 자동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이렇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창출되는 직업은 과거의 산업혁명으로 창출되는 직업은 과거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직업의 수보다 분명히 적다. 기술과 고용에 관한 옥스퍼드 마틴 프로그램(Oxford Martin Programme on Technology and Employment)의 분석에 따르면, 이전 세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분야에 고용된 미국의 노동인구는 고작 0.5퍼센트였다. 이는 새로운 산업 분야가 창출한 일자릴로 흘러간 노동력이 1980년대에는 8퍼센트, 1990년대에는 4.5퍼센트였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이는 최근 진행된 미국 경제총조사(US Economic Centus)에서도 사실로 확인되며, 기술혁신과 실업 사이에 흥미로운 관계가 성립됨을 보여준다. 정보기술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재화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기존 노동자를 대체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내 모든 직업의 약 47퍼센트가 자동화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과거의 산업혁명에 비해 훨씬 넓은 범위의 일자리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노동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더욱이 노동시장 내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전문직과 창의성을 요하는 직군, 저소득 노무직에는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중간소득층의 단순 반복 업무 일자리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는 비단 제4차 산업혁명뿐 아니라 인국통계학적, 지정학적 변화와 같은 비기술적 요인과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규범에 따른 새로운 포지션과 직업이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직업군에 대해 아직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자본력보다는 능력이 중요한 생산요소로 대두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런 이유로 자본력 때문이 아닌, 전문 능력을 갖춘 노동력의 희소성 때문에 혁신과 경쟁력, 성장이 제한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저직능, 저급여'와 '고직능, 고급여'에 따른 노동시장 분리는 심화될 것이다.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가이자 작가인 마틴 포드(Martin Ford)의 예측대로 우리가 만약 제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직무기술 피라미드의 기반이 공동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불평등과 사회적 긴장감이 심화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의미하는 '고직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인력이란 전통적으로 고급 전문교육과 전문직업 또는 전문분야에서 활약할 수 잇는 능력을 갖춘 인력을 뜻한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혁신의 빠른 진보 때문에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노동의 본질 】


■ 노동의 주요 패러다임이 근로자와 기업의 지속적 관계가 아닌, 일련의 거래 관계로 점차 바뀌어가는 새로운 세상은 15년 전 출간된 다니엘 핑크(Daniel Pink)의 저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Free Agent Nation)>에서 이미 소개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는 과학기술 혁신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오늘날 온디맨드 경제는 일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노동을 포함한 사회적 구조와 사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의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고용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문직 활동은 구체적 업무와 개별적 프로젝트로 나뉘어져 세계 곳곳의 잠재 노동자가 등록된 가상의 클라우드에 업로드된다. 이는 새로운 온디맨드 경제로, 노동 제공자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피고용자가 아닌, 특정 업무만을 수행하는 독립형 노동자(independent worker)가 된다.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Stern School Business at NYU)의 교수인 아룬 순다라라잔(Arun Sundararajan)은 저널리스트 파하드 만주(Farhad Manjoo)를 통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 아래와 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미래에는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가 수익 창출을 위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버 드라이버, 인스타카트(Instacart : 식료품 주문 대행업체)에서 장 보는 사람, 에어비앤비 호스트, 태스크 래빗(Taskrabbit : 심부름업체) 원처럼요."
 
노동시장의 이러한 변화로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누리는 이점은 분명하다.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은 스타트업 기업이 누리는 이점은 분명하다.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은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하기 때문에 기업은 지금 최저임금제와 고용에 따른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다. 영국의 엠비에이 앤 컴퍼니(MBA & Company)의 최고 경영자인 다니엘 캘러한(Daniel Callahan)은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기고했다. "이제 우리는 원하는 사람을, 언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고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가신 일이나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라고 고용 형태의 변화를 예고했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얻게 될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자유(일하거나 일하지 않을 자유)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가상 네트워크로 노동 공간에 대한 구속력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독립적 노동자는 휴먼 클라우드가 굉장한 자유와 낮은 스트레스, 높아진 직업 만족도라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휴먼 클라우드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이 시스템이 암묵적인 오프쇼어링을 수반한다는 일화적 증거가 상당수 존재한다(암묵적이라고 한 이유는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의 목록이 공개되지 않았고, 플랫폼 데이터를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휴먼 클라우드는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전문 인력의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롭고 유연한 직업 혁명의 시초인가, 아니면 규제가 없는 가상의 노동 착취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바닥을 향한 멈출 수 없는 레이스의 시작일까? 만약 결과가 후자라면,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거리를 전전하며 노동권리도, 단체 교섭권도, 고용 안정도 없는 '프레카리아트'(precariat : 불안정한을 뜻하는 'precarious'와 최하층민을 뜻하는 'proletariat'를 합성한 조어. 불안정한 고용, 노동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 파견직, 실업자, 노숙자들을 총칭) 세상으로 향하는 여정의 시작이라면 이는 사회적 불안감과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하는 강력한 원인이 되지 않을까? 결국, 휴먼 클라우드의 발전은 그저 인간 직업의 자동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노동력과 진화하는 노동의 본질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의 사회계약과 근로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휴먼 클라우드가 노동력 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만약 이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4차 산업혁명 때문에 직업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이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인 린다 그래튼(Lynda Gratton)이 저서 <일의 미래(The shift: The Future of Work is Already Here)>에서 밝힌 것처럼 사회적 분열과 고립, 소외의 정도가 심화될 것이다.
 
능력과 기술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사실이고, 이는 우리 대부분이 원하는 바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세스의 일부가 아닌 조금 더 의미 있는 존재이고 싶어 한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전문화 과정이 우리가 일에서 찾고자 하는 목적의식을 축소한다고 우려했던 반면,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는 "인간의 다양한 범위를 조율하고 검색하는 능력을 차단하고, 강력한 일반적 원칙들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말로 과도한 전문성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심화된 복잡성과 초전문화의 조합으로, 우리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직업에 종사하고픈 바람이 가치의 우선이 되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기업에 속해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장벽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뿐 아니라 일과 삶의 조화로운 상태다. 다만, 직업의 미래가 오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일과 삶의 조화를 허용하게 될까 우려된다.


개발도상국에 미칠 영향 】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저렴한 노동력이 더는 기업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전 세계 제조업이 선진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현상이 발생한다면 저소득 국가는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비용 절감을 내세워 세계 경제의 제조업 분야를 이끌었던 저소득 국가들은 이 과정에서 자본을 축적하고 선진 기술을 배우며 소득을 올리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리쇼어링으로 더 이상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게 되면 산업화 모델과 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개발도상국이 제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지,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이에 따른 전략을 발전시키고 적용하기 위해 더 많은 조사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위험성은 바로 이 산업혁명이 국가적으로 혹은 국가 내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긴장감과 충돌은 고조되고 화합력은 줄어들며 정세가 불안해진다. 특히나 요즘같이 사람들이 국가마다 다른 생활 수준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에 대해 쉽게 접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 기관과 민간 기관의 리더들이 국민의 삶이 향상되는 데 신뢰할 만한 전략을 국민에게 약속해주지 않는다면 사회불안, 대규모 이주, 그리고 폭력적 극단주의가 심화되어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한 개인이 본인과 가족을 보필하기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 속에서 안전함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만약 노동시장에 충분한 수요가 없거나 개인의 능력이 수요에 걸맞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
 

【 성性 격차와 제4차 산업혁명 】

 
■ 세계경제포럼의 '제10회 세계 성 격차 리포트 2015(Global Gender Gap Report 2015)'에서는 두 가지 우려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첫째로, 현재의 진보 속도로 보면 전 세게적으로 남녀평등이 실현되기까지 118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둘째로는 성 평등의 실현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할 만큼 굉장히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성별 격차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는 기술의 변화가 경제, 정치, 사회 속 여성의 역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여성 참여자가 높은 직군과 남성 참여자가 높은 직군 가운데 어떤 직업이 자동화에 더욱 민감한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 격차 없이 모든 직군에서 대량의 일자리 감소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성 노동자 비율이 높은 제조업, 건설, 설비 분야의 자동화로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인공지능의 발달과 서비스 분야의 업무 디지털화로 개발도상국의 콜센터 직업(생계를 위해 가족 내 가장 먼저 사회에 진출하는 젊은 여성이 높은 비율로 속해 있다)부터 (중하층 여성을 주로 고용하는) 소매업과 선진국의 행정 분야 업무까지 수많은 직업군이 위험에 처해 있다. 실직은 많은 상황에서 부정적 효과가 크지만, 여성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덨던 다양한 직업군에서 대량의 실직 사태가 벌어질 때 누적되는 효과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나, 저직능 여성이 꾸리던 단일소득 가정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맞벌이 가정의 경우 총소득이 줄어들게 되며, 전 세계적으로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남녀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새로 등장하는 일자리와 직업군은 없을까? 제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시장에 발생할 여성을 위한 기회는 무엇일까? 아직 궤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산업 분야 내 어떠한 능력과 기술이 필요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술적 시스템에 발맞춰 일하는 능력 또는 기술혁신이 채우지 못하는 틈새를 채우는 능력에 대한 고용시장의 수요가 늘어갈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다. 컴퓨터공학, 수학, 엔지니어링 분야는 아직까지도 남성 노동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전문화된 기술적 능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남에 따라 남녀 성비 불균형의 격차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계가 채울 수 없는 부분, 가령 공감과 연민 등 인간 본성과 능력에 기인한 역할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심리학자, 치료사, 코치, 이벤트 플래너, 간호사 및 의학보건 분야에서는 여성이 훨씬 우세한 편이다.
 
여성 노동자가 많은 직군은 미래에도 여전히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술적 능력을 요하는 직업에서 시간과 노력에 따른 상대 수익률은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가정하게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더 큰 격차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불평등과 성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여성이 미래에 자신의 능력을 일터에서 펼치기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며 제4차 산업혁명의 부정적 폐해가 발생한다. 남녀 성비가 잘 어우러진 조직의 경우 창의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여기서 얻는 이익과 다양성으로 창출되는 가치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더 많이 지니고 있는 특성과 능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많이 요구될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각각에게 제4차 산업혁명이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없으나, 이 혁명으로 발생하는 경제 개편을 통해 노동정책과 사업상 관행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아 남성, 여성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
그러나 기업과 사회에 가져올
그 파괴적 혁신과 변화의 속도를 봤을 때,
지금 당장 우리는 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 개리 콜먼, 딜로이트 컨설팅 세계산업 수석연구원 -
 

【 기술적 리셋의 의의 】

(Technological Reset)

 
■ 필자는 2016년 출간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에서 "기술과 디지털화가 모든 것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라는 과용되고 오용되던 격언을 적절한 표현으로 만들어놓았다. 주요 기술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촉발하기 일보 직전이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기술 발전이 인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드론과 음성인식부터 가상비서와 번역 소프트웨어 이르기까지 AI 기술은 이미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다. 모바일 기기는 개인적, 직업적 생활의 영구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 우리의 요구를 예측하고, 우리가 하는 말을 경청하고, 심지어 요청을 받지 않아도 우리의 위치를 찾아주는 등 다양한 면에서 인간을 도와주고 있다. 자동화와 로봇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속도와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게 기업의 경영 방식을 재편해주고 있다. 미래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 생물학과 공학을 결합해 자연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구성 요소와 시스템을 설계, 제작하는 학문) 등 유전학 분야의 혁신도 흥미진진하다. 이 혁신은 획기적인 의료 발전을 위한 길을 터주고 있다. 생명공학은 여전히 질병 발생을 막고 예방하는 측면에서는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일어난 혁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게놈(genome : 유전체)의 식별과 염기서열 분석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고, 더욱 효과적이고 정교한 진단도 가능해졌다. 게다가 RNA와 DNA 플랫폼을 이용한 최신 생명공학 기술은 그 어 때보다 빠른 백신 개발을 가능케 했다. 그것은 또한 새로운 생체공학 치료법의 개발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범위는 놀랄 만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기술변화(다른 기본적인 국내외 문제를 악화시키는 효과를 냈던 변화와는 달리)의 촉매 작용을 하고, 어떤 디지털 사업이나 어떤 기업의 디지털적 전략의 '추진 출력'도 강화해줄 것이다. 코로나19는 또 기술이 제기하는 가장 중대한 사회적, 개인적 도전 중 하나인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강조해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접촉자 추적(contact tracing)이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필요한 무기 중에서 월등한 성능과 비교 불가능한 위상을 갖게 되었는지, 동시에 어떻게 대량 감시가 가능한 방법이 됐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

(Accelerating the Digital Transformation)
 
■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수많은 분석가들이 정확한 의미도 확실히 모른 채 다년간 언급해온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촉매제를 찾았다. 봉쇄 조치가 낳은 한 가지 중요한 결과는 결정적이고 종종 영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의 확장과 발전일 것이다. 이는 가장 평범하고 일반화적 측면(온라인 대화, 스트리밍, 디지털 콘텐츠의 증가)뿐 아니라 더 강도 높은 기업 경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측면에서도 모두 두드러진다. 2020년 4월, 기술 분야 리더들은 건강 위기로 인해 생긴 필요성으로 인해 얼마나 빠르고 급진적으로 광범위한 기술 채택이 촉진됐는지를 관찰했다. 불과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기업들이 기술 수용 시기를 몇 년 더 앞당긴 것처럼 보였다. 디지털에 정통한 사람들에겐 좋은 일이었지만, 때로는 그로 인해 전망이 아주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 요건이 '모든걸 멀리서' 하게 만들어놓음으로써 이와 관련된 광범위한 기술 채택 시기가 2년 정도 앞당겨졌다고 언급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는 디지털 활동의 놀라운 비약에 경탄하면서 그것이 온라인 작업, 교육, 쇼핑, 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의미심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미칠 거라고 예측했다.
 

【 소비자 】


■ 봉쇄 기간 중 과거에는 디지털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를 꺼렸던 많은 소비자들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습관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영화관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고, 식당에 가지 않고 음식을 배달하고, 친구들과 직접 만나지 않고 원격으로 대화하고, 커피 자판기 앞에서 수다를 떨지 않고 화면상으로 동료들과 대화하고, 헬스장에 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운동해야 했다. 그러자 곧장 학습, 상거래, 게임, 독서, 출석 등을 모두 '전자 방식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분명 오래된 습관 중 일부는 다시 나타날 것이다. 개인적인 접촉이 주는 재미와 즐거움과 비교할 수 있는 건 없다. 우리는 결국 사회적인 동물이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봉쇄 기간 중 받아들여야만 했던 많은 기술적 행동들에 점차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여길 것이다.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라 의사소통을 하거나, 일하거나, 조언을 구하거나, 무언가를 주문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면서, 이전에 몸에 뱄던 습관이 밀려날 수도 있다.
 
우리는 또 다양한 렌즈를 통해 온라인 대 오프라인의 장단점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싶을 때 집 안에서 스크린을 마주하고 받는 사이클 수업이 실외 수업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이클을 탈 때 느끼는 즐거움과 비교할 수는 없더라도 더 안전하고 저렴한 운동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회의 참가를 위한 출장[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이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고, 더 친환경적이고, 훨씬 더 편리하다], 주말 가족 모임에 참석하기 위한 장거리 운전[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왓츠앱(WhatsApp)을 이용한 가족 모임이 별로 재미는 없더라도 역시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고, 더 친환경적이다]이나 심지어 학술 강좌 참석(성취감을 덜하더라도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하다)과 같은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 규제 당국 】

 ■ 직업적, 개인적인 생활에서 일어나는 디지털화는 규제 당국에 의해 지지되고 가속화될 것이다. 지금껏 각국 정부는 종종 최선의 규제 틀이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 장고長考하느라 신기술 채택 속도를 늦췄지만, 현재 원격진료와 드론 배송 사레가 보여주듯이 필요에 따라 채택 속도를 극적으로 높이는 게 가능해졌다. 기술 이용 영역의 확장을 수년간 가로막아왔던 규제가 봉쇄 기간 중 갑자기 완화됐다. 더 낫거나 다른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갑자기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원격진료가 얼마나 쉽고 편리한지 경험한 환자나 원격진료를 허가한 규제 당국 중 누구도 원격진료 중단을 원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규제가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uthority)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규제 당국에서도 드론 배송 규제 완화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비대면 경제(contactless economy)'를 추진해야 하는 현재의 시급함과 추진 속도를 높이려는 규제 당국의 의지를 보면, 앞으로 추진을 가로막는 어떤 제약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결제처럼 일상적으로 광범위하게 규제를 받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진부한 예를 하나 들자면 2020년 4월 봉쇄가 한창일 때 유렵 은행 규제 당국은 쇼핑객들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여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을 늘리는 동시에 이전에 페이팔(PayPal)이나 벤모(Venmo)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결제하기 어렵게 만들었던 인증 요건을 줄이기로 했다. 우발적인 사이버 보안 문제가 터질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유행' 속도를 높여주기만 할 것이다.
 

【 회사 】
 

■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에도 사회적, 물리적 거리두기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경우 여러 산업에서 자동화 속도를 높이려는 기업들의 결정이 정당화될 것이다. 얼마 안가 사회가 긴밀한 인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직장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술 실업'을 둘러싸고 계속됐던 걱정도 수그러들 것이다. 실제로, 자동화 기술은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수 없거나 상호 접촉을 줄이려는 세계에 특히 잘 어울린다. 따라서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지 모를 코로나19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걱정은 특히 자동화에 가장 취약한 분야에서 강력하게 자동화의 행진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다.
 
2016년 두 명의 옥스퍼드대학교 학자들은 2035년까지 요식업 일자리의 최대 86%, 소매업 최대 75%, 유흥업 최대 59%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세 산업은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컸고, 위생과 청결 문제로 자동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지털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에 속한다. 자동화 확대를 뒷받침해주는 또 다른 현상이 있는데, 그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시행될지 모를 '경제적 거리두기(economic distancing)'다. 국가들이 국수적으로 변하고 세계적 기업들이 초효율적이지만 매우 취약한 공급망을 축소함에 따라 비용을 낮추면서 더 많은 국내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동화와 로봇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자동화 과정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중요한 문제는 변화와 전환의 가속도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는 직장에서의 자동화뿐 아니라 개인적, 직업적 삶 속에서 추가적으로 로봇 도입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봉쇄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간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없을 때 로봇과 AI가 '자연적으로' 대안이 되었다. 아울러 직원들간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시로 사용되었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의무화된 시대에 창고, 슈퍼마켓, 병원과 같은 다양한 장소에서 선반 스캐닝(AI가 엄청나게 활약하는 영역)부터 청소, 배송 업무에까지 로봇이 배치되었다. 특히 로봇 배송은 조만간 의료 공급망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되고, 뒤이어 식료품과 필수품의 '비대면' 배송을 담당할 것이다. 원격진료처럼 채택에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다른 많은 기술 분야에선 현재 기업, 소비자, 공공 기관이 로봇 배송 채택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항저우, 워싱턴 DC, 텔아비브처럼 다양한 도시들에서 시범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배송 로봇들이 실제로 도로 위와 하늘에서 배송하는 대규모 작전을 펼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알리바바(Alibaba)와 징동닷컴(jd.com) 같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전에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이른,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중국에서 로봇을 이용한 자율 배달(autonomous delivery)이 확산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동화의 가장 대표적인 얼굴이란 점에서 산업용 로봇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기계학습을 통한 작업장 자동화 역시 급격히 속도가 붙고 있다. 줄여서 이른바 RPA로 불리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eocess Automation)'는 기업이 사람 노동자의 작업을 대체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설치함으로써 더욱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이는 서로 다른 보고서와 도구와 콘텐츠를 자동화된 역할 기반의 개인화된 포털로 통합하고 단순화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재무 부문에서부터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여 담당 직원들에게 일어날지 모를 문제를 경고해주기 위해 AI 엔진에 파이프라인 사진을 전송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서리하는 정유 회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형태를 띤다. 모든 경우에 RPA는 데이터 수집과 검증에 드는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비용도 절감해준다. 단, 이로 인해 실업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RPA는 급증한 데이터의 효율적 처리 능력을 입증해주면서 유명해졌다. 그렇게 인정받은 이상,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RPA는 빠르게 보급되고 퍼져 나갈 것이다. RPA 솔루션은 일부 병원이 코로나19 검사를 결과를 알리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간호사들의 근무 시간을 하루 최대 3시간 정도까지 줄여줬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반적으로 온라인에서 고객의 요청을 응대하는 데 쓰인븐 AI 디지털 장치는 의료 디지털 플랫폼이 온라인으로 환자에게 코로나19 증세가 있는지를 검사하는 걸 돕는 데 이용됐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를 시행하는 기업 수가 향후 2년 동안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코로나19가 이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도 있다.
 

【 디지털화의 가속 】

(Acceleration of Digitization)


■ 지금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초창기지만 강력하면서 새롭거나 가속도가 붙은 트렌드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덕에 큰 혜택을 누리는 곳도 있지만 반대로 이것이 큰 도전 과제가 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 걸쳐 민첩하고 결단력 있게 적응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각 기업의 몫이다. 최고의 민첩성과 융통성을 증명하는 기업은 더 강하게 부상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시대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대부분의 이사회와 집행위원회가 외워대는 주문과 같았다. 디지털 전환은 절대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성공에 필수적인 전제 조건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 발발 이후로 불과 몇 달 만에 주문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심지어 일부 기업 입장에선 생사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도 이해도 가능하다. 봉쇄 기간 중 일과 교육에서 사회화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일을 하는 데 있어 인터넷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온라인 서비스이다. 온라인이 무엇보다 보편적인 광대역 인터넷, 모바일 및 원격 결제, 그리고 전자정부 서비스 등 원격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과 프로세스에 엄청난 힘을 실어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로 이미 온라인에서 영업하고 있던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누릴 수밖에 없다. 모바일과 컴퓨터를 통해 점점 더 많고 다양한 물건과 서비스가 우리에게 전달됨에 따라 전자상거래, 비대면 경영, 디지털 콘텐츠, 로봇, 드론 배송 같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이 번창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그렇다. 알리바바, 아마존, 넷플릭스, 줌과 같은 기업이 봉쇄의 ‘승자’로 떠오른 건 필연적이다.
 
소비자 부문은 대체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빨리 움직였다. 봉쇄 기간 중 많은 식품 및 소매업체가 필요에 의해 겪게 된 비대면 경험에서부터 고객이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을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제조업계의 가상 전시장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소비자 간 전자거래(business to consumer)’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고객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 여행을 시켜줘야 할 필요성을 재빨리 이해했다. 봉쇄 조치가 일부 마무리되고 경제도 일부 되살아나면서 특히 조립 라인처럼 종종 까다로운 환경 속에서 예고 없이 물리적 거리두기 규칙을 시행해야 하는 제조업에서도 ‘기업과 기업 간 전자거래(business to business)’ 적용 차원에서 비슷한 기회가 생겨났다. 그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로 IoT가 인상적인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최근 봉쇄 전까지만 해도 IoT 도입에 미온적이었던 일부 기업들은 원격으로 최대한 많은 일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IoT를 대거 수용하고 있다. 이제 장비 유지 보수, 재고 관리, 공급업체와의 관계 유지, 안전 전략 수립 등의 모든 다양한 활동을 상당 부분 컴퓨터를 통해 수행할 수 있게 됐다. IoT는 기업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실행하고 준수할 뿐만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민첩하게 운영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준다.
 
코로나19 팬데믹 절정기에는 ‘online to offline’을 줄여 ‘O2O’로 불리는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모두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온라인으로 향하는 문(혹은 심지어 수위 조절도 가능한 수문)을 열어주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이버 공간이 가차 없이 개방되면서 “우리의 세계가 뒤집히고 있다”고 말한 유명한 공상과학소설 작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이 알아낸 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구분이 흐려지는 현상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위기로 교육, 컨설팅, 출판과 그 외 다른 많은 경제활동들이 디지털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자 우리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무중력’ 디지털 세계로 이동해야 했다는 점에서 위기는 이러한 ‘뒤집기’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우리는 잠시 동안은 ‘순간 이동(teleportation)’이 ‘교통 이동(transportation)’을 대체했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실무위원회 회의, 이사회, 팀 회의, 브레인스토밍 과정, 그리고 다른 형태의 개인적 또는 사회적 교류가 원격으로 이루어져야 했다. 2020년 11월 말 현재 줌의 시가총액이 미국의 어떤 항공사 시가총액보다 높은 액수인 1,2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사실이 이런 새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대형 온라인 회사들은 특히 식품 소매업과 물류업의 O2O사업을 대폭 확장했다.
 
봉쇄 기간 중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던 원격진료나 원격근무와 같은 트렌드가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 둘 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원격진료는 상당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그럴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의료는 세계에서 가장 규제가 심한 산업 중 하나인데 그런 규제로 인해 필연적으로 혁신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그리고 발병 기간 중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들을 보호해줘야 할 필요성) 때문에 원격진료 도입과 관련된 규제와 입법상의 장애 요인이 일부 제거됐다. 앞으로 원격진료는 확실히 더 늘어날 것이다. 이로 인해 건강 데이터를 추적하고 건강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화장실처럼 웨어러블과 가정 내 진단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가 가속화될 것이다. 온라인 교육도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학생들의 디지털 등록이 급증하고, 온라인 교육 사업에 대한 평가가 훨씬 높아지고, 교육(education)과 정보통신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에듀테크(ed-tech) 스타트업의 가용 자본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특별한 상황의 이면에 있는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 제공하는 기관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수업료가 정당하다는 걸 보여달라는 압박이 커질 것이다.
 
팽창 속도는 숨 막힐 정도로 빠르다. “2019년 영국에서는 동영상링크를 통한 1차 의료 상담 건수가 1%도 안 됐지만, 봉쇄 상태에선 상담이 100%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2019년 미국의 한 유명 소매업체는 ‘온라인 주문 후 매장 인도(curbside-delivery)’ 사업을 준비 중이었는데, 자리를 잡는 데 18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봉쇄 기간 중 이 사업이 일주일도 안 되어 시행되면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고, 직원들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전에 10%였던 온라인 뱅킹 이용률은 90%로 급등했다. 은행들은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준법감시를 더 강화한 상태에서 온라인 뱅킹에만 국한되지 않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비슷한 예들은 차고도 넘친다.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취해진 사회적 전파 늦추기 대응과 봉쇄 기간 중 취해진 물리적 거리두기 조치로 전자상거래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산업 트렌드로 부상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갖고 싶은데 밖에 나가 쇼핑할 수 없다면 불가피하게 온라인 쇼핑에 의존하게 된다. 이런 습관이 들기 시작하면 이전에 온라인 쇼핑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도 쉽게 온라인 쇼핑에 접근하게 되고, 이전부터 종종 온라인 쇼핑을 했던 고객들이라면 아마도 더 의존할 것이다. 봉쇄 기간 중 이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미국에선 아마존과 월마트가 늘어나는 온라인 수요에 맞춰 총 25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대규모 배송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자상거래 분야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다는 건 온라인 유통업계의 거물들이 코로나19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강해져서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어떤 이야기에나 항상 양면성이 있다. 온라인 쇼핑 습관이 보편화됨에 따라 번화가와 쇼핑몰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전통 소매업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행동 변화-영구적 대 과도적
Behavioural Changes-Permanent vs Transient
소매, 부동산, 교육에 미치는 영향

봉쇄 기간 중 관찰된 일부 행동 변화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돼도 완전히 뒤바뀌진 않을 것이다. 어떤 변화들은 영구적 변화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일부 소비 패턴은 속도가 다르긴 하더라도 9.11 사태 이후 항공 여행 때처럼 ‘장기 추세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온라인 서비스와 같은 다른 소비들은 분명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자동차 구매처럼 뒤로 밀리는 소비도 있는 반면에 더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을 사는 것과 같은, 새로우면서도 영구적인 소비 패턴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런 변화와 관련된 많은 일들은 아직 알 수 없다. 봉쇄 도중 많은 소비자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직접 빵을 굽거나 요리하고 머리를 자르는 등)을 배울 수밖에 없었고, 조심스럽게 소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렇게 자신이 손수 생산해서 소비하는 새로운 자동소비(auto-consumption) 습관과 형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얼마나 굳어질까?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터무니없이 많은 수업료를 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교수의 강의를 스크린으로 보며 학기를 보낸 학생들은 비싼 교육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할지 모른다.
 
소비자 행동에서 나타난 이러한 진화의 극단적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파악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 대 오프라인 쇼핑의 사례로 되돌아가보자. 언급한 바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들은 온라인 쇼핑 선호로 인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들은 병이나 생활용품처럼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을 배달받기 위해 기꺼이 약간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다. 따라서 슈퍼마켓의 쇼핑 공간이 줄어들면서 슈퍼마켓은 쇼핑객들이 비교적 적은 양의 특정 식품을 사러 방문하는 편의점을 닮아갈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음식 예산 중 상당 비율을 식당에 가서 쓰던 곳(예를 들어, 뉴욕시 거주자들의 경우 60%를 쓴다)에선 사람들이 식당에서 쓰는 돈을 줄이고 집에서 하는 요리의 즐거움을 재발견하면서 식당에 지불하던 돈이 도시 슈퍼마켓에서 쓰이고 결국 슈퍼마켓이 득을 볼 수도 있다.

 

연예계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밀폐된 공간에 앉아 있는 것에 대한 우리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최신 영화나 오페라를 보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으로 술집과 레스토랑이 피해를 입겠지만 지역 슈퍼마켓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식당에겐 온라인 배달 서비스가 생명줄이 될 수 있다). 봉쇄 기간 중 전 세계의 여러 도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예는 수없이 많았다. 이것이야말로 혹시 몇몇 음식점에겐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생존 계획의 핵심적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기 훨씬 쉬운, 다른 1차적 효과들도 있다. 청결도 그중 하나다. 팬데믹은 분명히 위생에 대한 관심을 높여준다. 청결에 대한 새로운 강박관념은 특히 새로운 포장 방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물건에 손을 대지 말도록 권장받을 것이다. 과일 냄새를 맡거나 만져보며 즐거움을 누리는 행동은 이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 또는 과거에나 해도 됐던 일이 될지 모른다.

 

출처: Reeves, Martin, et al., &ldquo;Sensing and Shaping the Post-COVID Era&rdquo;, BCG 헨더슨 연구소, 2020년 4월 3일,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0/8-ways-companies-canshape-reality-post-covid-19.aspx

 

한 가지 태도 변화가 많은 다른 영향을 미치고, 각 영향은 하나의 특정 산업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결국 파급 효과를 통해 많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음 그림은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한, 단 하나의 변화가 초래한 파급 효과를 잘 보여준다. 코로나19 발발 이후부터 앞으로 원격근무가 일상화될 것인가,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일하고, 또 그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활기찬 경제활동, 사회생활, 창의성의 중심지로서의 도시, 그중에서도 특히 대도시가 가진 근본적인 매력은 유지될 거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분석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코로나19가 변곡점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인들이 오염이 심하고 집값도 비싼 도시를 떠나 더 푸르고 넓은 데다 덜 오염됐고 가격은 저렴한 곳으로 이주를 결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 것으로 판명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뉴욕, 홍콩, 런던, 싱가포르와 같은 초대형 중심지로부터 멀어지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는 낮다 해도 다양한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은 확실하다. 이윤은 항상 한계 상황에서 올릴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서보다 이런 현실을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상업용 부동산 산업은 글로벌 경제성장의 필수적인 원동력이다. 이 산업의 전체 시장 가치는 전 세계 모든 주식과 채권의 가치를 합친 것보다 크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원격근무라는 비상조치가 자리를 잡고 널리 시행되었을 때 남는 사무 공간을 재빨리 임대함으로써 이러한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투자 펀드도 드문데, 이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작용은 다른 많은 거시적·미시적 문제들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에도 기존의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좀비 기업(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은 면했지만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기업. 이런 기업은 빚으로 빚을 돌려 막기 하고, 이자를 낼 만큼 돈을 벌지도 못한다)’ 파산과 원격근무 증가로 인해 사무실 건물을 임대해서 쓰려는 세입자가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빌려 사업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연쇄 파산이 시작될 것이다. 최소한 가장 규모가 크고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업체들은 정부가 구제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세계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장기간에 걸쳐 하락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누적되어 온 글로벌 부동산 거품이 터질 것이다. 대도시의 주거용 부동산에도 어느 정도 같은 논리가 적용 된다. 원격근무 추세가 본격화되면 통근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일자리도 늘지 않으면서 젊은 세대는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에서 집을 임대하거나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가격은 떨어진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은 재택근무가 출퇴근하는 것보다 더 기후 친화적이고 덜 스트레스를 준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 고도성장의 혜택을 누려온 거점 도시들에서 차기 신흥 도시로 노동자가 떠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결국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더 나은 삶의 질을 원하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유망 도시나 지역이 잇달아 생겨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원격 재택근무 개념이 표준이 된다는 게 얼토당토않아 보일 수도 있다. 원격으로 일하기 위한 작업 데이터의 수집, 처리, 전달 등을 기본으로 하는 ‘지식 작업(knoweldge work)’을 최적화하려면 신중하게 설계된 사무실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논의되었었다. 캠퍼스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오랫동안 그러한 움직임을 거부해온 기술산업이 봉쇄를 경험한 후 생각을 고쳐먹고 있다. 트위터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원격 재택근무에 착수했는데, 지난 5월 잭 도시(Jack Dorsey) CEO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누그러진 뒤라도 직원들 다수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영구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기술 회사들도 직원들이 적어도 2020년 말까지 원격으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단편적으로 나오는 증거들은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비슷한 결정을 내리면서, 일부 직원들이 근무 시간 중 일부라도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대규모 시행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파괴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지금보다 훨씬 더 적은 수의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교육받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2020년 5~6월, 봉쇄 조치로 인해 학생들이 원격으로 공부하고 졸업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과연 9월에는 다시 캠퍼스로 가서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동시에 대학들은 이 전례 없는 사태가 사업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면서 예산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코로나19 이전에 대학들은 일부 수업만 온라인으로 진행했을 뿐 온라인 교육을 100% 수용한 건 아니었다. 명문대들은 가상 학위 수여를 거부했다. 그랬다가 학위의 고유한 가치가 희석되고, 일부 교수들이 불필요해지고, 오프라인 캠퍼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달라질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들, 특히 등록금이 비싼 앵글로색슨 사회의 대학들은 코로나19로 쓸모없어진 사업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파산할 수도 있다. 온라인 강의가 계속된다면 많은 학생들은 가상 수업에도 똑같이 높은 등록금을 내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등록금 인하나 등록 연기를 요구할 것이다. 아울러 많은 예비 대학생들은 높은 실업률로 얼룩진 세계에서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게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잠재적 해결책을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들은 이제 온라인 교육을 대대적으로 확대 하는 동시에 다른 집단의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의 존재감을 유지하면 될 것이다. 이미 이런 모델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몇 곳 있다, 컴퓨터 과학 전공 온라인 석사 학위를 주는 조지아 공과대학교가 대표적이다. 이런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대학들은 교육 비용을 줄이면서 접근성을 넓힐 것이다. 다만 문제는 기술 및 독점적인 최고 수준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할 재원이 없는 대학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장하고 재현할 수 있느냐 여부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의 복합적 성격은 또한 온라인 대화와 개인지도 등 여러 형태의 지원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앱을 통해서 한 커리큘럼 내에서 대면과 온라인과 수업을 결합하는 식의 다른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캠퍼스에서 할 수 있는 사회 생활과 개인적 교류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추세적 방향은 분명히 정해진 것 같다. 즉, 다른 많은 산업처럼 교육도 일부 가상화될 것이다.
 

【 회복력 강한 공급망 】

(Resilient Supply Chains)
 

■ 글로벌 공급망의 성격과 태생적 한계 때문에 다년간 공급망 단축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어 왔다. 글로벌 공급망은 관리하기 복잡한 경향이 있다. 또 환경 기준과 노동법 준수 측면에서 감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브랜드 평판과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위험도 있다. 코로나19는 ‘회복력보다 효율성에 대한 선호’로 요약해 말할 수 있는, 개별 부품 비용과 중요 자재의 단일 공급원에 따라 공급망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일격을 가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비용과 함께 회복력과 효율성을 모두 중시하는 ‘엔드투엔드 가치 최적화(end-to-end value optimization)’가 우세할 것이다.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just-in-case)’가 결국에는 ‘적기(just-in-time)’ 공급 생산 방식을 대체하게 되는 공식이 전형적인 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진 충격은 글로벌 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란 게 실제로 무슨 뜻일까? 20세기 말에 개발된 세계화 모델(값싼 노동력과 제품과 부품 등을 찾아 헤매던 글로벌 제조업체가 구상하고 만든)이 한계에 부딪혔다. 그것은 글로벌 생산을 더욱 복잡한 이런저런 것들로 세분화시킨 뒤 낭비 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효율적이긴 하나 동시에 엄청나게 복잡해서 매우 취약하다(복잡함은 취약성을 유발하고, 종종 불안감을 낳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적기’ 공급망 기반 위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낳았다. 그런 면에서 단순화가 해결책인데, 그러려면 더 많은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 다시 말해, 글로벌 교역의 약 4분의 3을 담당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은 궁극적으로 쇠퇴하게 된다는 뜻이다. 쇠퇴 정도는 복잡한 적기 공급망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WTO가 내건 관세 약속이 더 이상 급증하는 보호무역주의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줄 거라고 믿을 수 없는 새로운 현실 앞에서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급망을 줄이거나 장기 혼란에 대비해 정교한 대체 생산이나 조달 계획을 수립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적기 글로벌 공급망의 원칙에 따라서 수익성이 좌우되는 모든 기업은 운영 방식을 재고하고, ‘안정적 공급’과 회복력을 위해 효율성과 이윤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회복력은 특정 공급업체, 무역 정책의 가능한 변화, 특정 국가나 지역 등과 관련된 분열과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모든 기업에게 주요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기업은 이를 통해 재고 보유와 중복 구축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공급 기반을 다변화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내부 공급망에서도 다변화가 가능한지를 확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은 그들의 최종 공급자와 심지어 공급자들의 공급자들까지 모두 거슬러 내려가듯 전체 공급망을 따라가며 회복력을 평가할 것이다. 생산비는 오르겠지만 이는 회복력을 쌓는 데 드는 대가다. 우선 자동차, 전자, 기계 산업의 생산 패턴이 최우선적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회복력
Resilience
빅테크, 건강과 웰빙, 은행과 보험,

자동차 산업, 전기 등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어려운 환경에서도 번창할 수 있는 회복력이 ‘꼭 필요한’ 능력으로 관심을 끌면서 장소 불문하고 유행하는 단어가 되었다! 당연한 일이다. ‘본래부터’ 팬데믹에 회복력이 있는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행운아들은 이번 위기를 더 잘 견뎌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위기를 수익 창출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특히 빅테크, 건강, 웰빙이라는 세 가지 산업이 모두 번창할 것이다.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다른 산업에서는 회복력의 증명 유무에 따라서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에서 다시 회복하느냐 아니면 희생되느냐가 판가름날 것이다. 은행, 보험, 자동차는 건강 위기로 인해 생긴 심각한 장기 불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더 큰 회복력을 길러야 하는 세 가지 다른 산업이다.


빅테크 분야는 급변하는 시기에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특출한 회복력을 보인 산업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기업과 고객 모두가 디지털로 전환하고, 온라인 계획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네트워킹 도구를 채택하고, 재택근무를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전통적으로 기술 사용을 꺼리던 고객들 사이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기술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봉쇄 기간 중 계속해서 기록을 경신하며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런 현상은 곧 줄어들기는커녕 더 확대될 전망이다. 모든 좋은 관행이 그렇듯이 회복력도 집에서 먼저 체득하게 되기 때문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신체적·정신적 회복력의 중요성을 모두도 많이 인식하게 될 것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커졌을 뿐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커지면서 웰빙과 건강 관련 산업이 상당한 호황을 누릴 것이다.
 
공중보건의 역할은 진화하고 확대될 것이다. 우리는 주변 여건이 뒷받침돼야 웰빙을 느낄 수 있다. 엉망이 된 세상에서 혼자만 안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지구적 관리가 개인적 관리만큼 중요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순환 경제, ESG 전략처럼 앞에서 얘기했던 원칙이 강력하게 추진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환경 파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분명해지는 만큼 기업 차원에선 대기오염, 수질 관리, 생물 다양성 존중 같은 문제가 가장 중요해질 것이다. ‘청결’은 소비자들이 긴급하게 요구하는 조건이자 업계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은 웰빙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와 IoT, 센서와 웨어러블 기술이 결합하면 개인의 웰빙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디지털 기술이 우리가 어떻게 살면서 느끼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공공의료 시스템과 개인 맞춤 건강 시스템 사이의 경계를 점점 더 모호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없어지게 할 것이다. 환경부터 개인적 조건에 이르는, 많은 개별 영역에서 흘러나오는 데이터는 우리가 건강과 웰빙을 훨씬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세계에서는 우리가 남기는 탄소 발자국,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 소비하는 모든 재료의 독성, 진화하는 환경이나 공간적 맥락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의해 집단적·개인적 웰빙에 대한 인식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질 것이다. 업계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회복력을 얻기 위한 집단적인 모색은 웰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포츠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어진다. 신체 활동이 건강에 크게 기여한다는 걸 모두 아는 만큼 스포츠는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저비용 수단이란 인식이 점점 더 확산될 것이다. 스포츠가 주는 또 다른 혜택은 포용성과 사회 통합을 높이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스포츠를 장려할 것이다.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몇몇 스포츠를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대신에 e스포츠는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다. 기술과 디지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여러 가지 특별한 도전들과 씨름해 온 네 개의 산업은 다양한 성격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은행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는 문제,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 있을 소송에 대비하는 문제와 각각 관련된다. 또 자동차업계에서는 다가올 공급망 단축에 대비하는 문제, 전기업계에서는 불가피한 에너지 전환에 대비하는 문제와 각각 관련된다. 결국 이런 각각의 도전 과제에 대해 각 산업에서 가장 회복력이 강하고 잘 준비된 기업만이 성공적인 결과를 ‘꾀할’ 수 있다.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은행업의 성격상 은행은 항상 폭풍의 중심에 있게 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은행이 감수해야 할 위험은 두 배로 늘어났다. 우선 소비자들이 겪는 유동성 위기가 주요 기업의 지급불능 위기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은행의 회복력은 심각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다음으로 팬데믹이 전통적인 은행업 관행에 도전하는 방식에 적응해야 하는데, 다시 말해 추가적인 적응 능력을 요구하는 다른 형태의 회복력을 갖춰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첫 번째 위험은 은행이 오랫동안 대비해온 ‘전통적인’ 금융 위험의 범주에 속한다. 그것은 큰 충격을 견딜 만큼 충분히 견고해야만 하는 자본과 유동성 완충 장치(liquidity buffer)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회복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두 번째 위험이 터졌을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소매·상업·투자 은행들은 온라인으로 옮겨 가야 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동료나 고객과의 대면 접촉이 불가능해지고, 비접촉식 결제 방식의 필요성이 높아졌으며, 원격근무조건에서 온라인 뱅킹과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라고 규제 당국으로부터 권유를 받음으로써 은행업계 전체가 단번에 디지털 뱅킹으로 전환해야 했다. 코로나19는 모든 은행들로 하여금 사이버 보안 위험(이 위험을 적절히 낮추지 못한다면 시스템적 안정성에 가해지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을 심화시킨, 하지만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게 만들었다. 고속 디지털 열차를 놓쳐 타지 못한 곳들은 적응과 생존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및 영업 손실, 여행, 생활, 건강 및 배상책임(산업재해보상과 고용관행보상책임보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가계보험과 영리보험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보험금 청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험 산업은 특히 많은 위험을 안게 되었다. 보험 산업은 위험 분산 원칙에 기초하고 있으나, 정부의 봉쇄 조치로 이 원칙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수십만 개 보험 회사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수개월 간의 소송 혹은 파산에 직면해 있다. 2020년 5월 기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입을 손해가 2,000억 달러를 넘어가자 보험업계는 이번 사태를 업계 역사상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건으로 추산했다(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다). 보험 산업의 경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과제는 팬데믹, 극단적 기상 이변, 사이버 공격, 테러 같은 ‘보험 가입이 안 될 수 있는’ 광범위한 범위의 재난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 변화하는 고객의 보호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예상되는 소송과 전례 없는 보험금 청구 및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초저금리 환경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자동차 산업은 무역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매출 감소,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에서부터 급변하는 고객 요구와 전기차, 자율주행차, 공유차의 등장으로 모빌리티 분야의 여러 면에서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 이르기까지 강한 도전의 폭풍에 휩싸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특히 공급망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불확실성을 가중시킴으로써 이러한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켰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에는 중국산 부품 부족이 글로벌 자동차 생산에 악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은 빠르면 몇 달, 늦어도 몇 년 안에 공급망이 줄어들고 자동차 판매 감소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맞이할 것이고, 이에 맞춰 전체 조직과 경영 방식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팬데믹의 전개 단계 내내, 특히 봉쇄 기간 중 전기 분야는 전 세계 대부분이 디지털 방식으로 계속 움직이고, 병원이 돌아가고, 모든 필수 산업이 정상적으로 가동하도록 해주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사이버 위협과 수요 패턴의 변화로 인해 상당히 어려움이 커졌지만, 전기는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증명하며 계속 유지됐다. 앞으로 전기 부문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는 과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수소 파이프라인, 전기차 충전망 등의 혁신적인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화학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의 전기화 등의 산업클러스터(서로 연관이 있는 산업의 기업들과 연구소 및 각종 기관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산업집적단지-옮긴이 주) 재개발과의 결합은 고용과 경제 활력을 창출해줌으로써 경기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동시에 청정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에너지 부문의 전반적인 복원력을 높여준다. 미시적 차원의 리셋으로 모든 산업 내 모든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과 작업과 영업 방식을 실험하게 될 것이다. 옛날에 하던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기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민첩하게,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해 적응하는 기업만이 결국 코로나19 위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꿔놓을 수 있다.
 

【 정부와 기업 】
(Governments and Business)

 
■ 코로나19는 공공과 민간 부문 사이의 게임의 규칙을 다시 썼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기업은 과거보다 정부의 간섭을 훨씬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기업의 생사와 사업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 확대 여부는 국가와 산업마다 다를 것이므로 가지각색의 모습을 띨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첫 몇 달 동안 강력하게 등장할 세 가지 주목할 만한 정부 개입 형태를 정리해놓았다. 그 세 가지는 조건부 구제금융, 공공 조달, 노동시장 규제다.
 
우선 부실 산업과 개별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구 경제에서 함께 동원한 모든 경기 부양책에는 특히 돈을 빌린 기업이 직원 해고와 자사주 매입, 임원 상여금 지급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계약이 포함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운동가와 대중 심리에 의해 선동되고, 지지받고, 때로는 ‘압박’을 당하는)는 수상할 정도로 낮은 법인세율과 후한 임원 보상액을 감시 목표로 삼을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고, 납부 세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막대한 배당금을 지불하도록 강요하는 고위 경영진과 투자자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계속해서 거액의 회사 현금을 써가며 주주 배당금을 지급해놓고선 정부 지원을 요청해 비난받은 미국 항공사들은 정부가 어떻게 대중의 태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향후 몇 달 내지 몇 년 내에 정책 입안자들이 민간 부문 채무불이행 위험의 상당 부분을 떠맡을 때 ‘체제 변화(regime change)’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정부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무언가를 원할 것이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를 지원한 독일 정부의 구제금융은 이런 변화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정부는 루프트한자에 유동성을 투입하면서 회사가 스톡옵션을 포함한 임원 보수를 제한하고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공공 정책과 기업의 계획을 어떻게 조율해나갈지가 정부의 개입 확대 문제와 관련해 특히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절정기에 나타난 인공호흡기 확보 쟁탈전은 왜 그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10년 미국 정부는 4만 대의 인공호흡기 주문 계약을 체결했지만 정부에 인공호흡기가 납품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인공호흡기가 눈에 띄게 부족해졌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2012년, 다소 의심스럽고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실시된 입찰에서 낙찰받은 원래 회사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제조업체에 인수되었다. 이 대형 제조업체 역시 인공호흡기를 생산하는 상장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자사의 수익성을 손상시킬 수 있는 저렴한 인공호흡기 생산을 원래 입찰사가 하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회사는 꾸물거리다가 결국 낙찰 계약을 취소했고, 이후 다시 경쟁사에 인수되었다. 그래서 결국 4만 대의 인공호흡기 중단 한 대도 미국 정부에 전달되지 않았다. 관계 당국이 앞으로 공중보건이나 국가보안처럼 국민에 실제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아웃소싱하는 문제를 재고할 것이므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이런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 요컨대 이윤의 극대화와 그와 종종 어울리는 단기적 이익만 생각하자는 사고방식은 미래의 위기 대비란 공적 목표와 부합하기가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 보호와 급여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포스트코로나 세계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 기준에 대한 규제 강화와 이미 존재하는 규정의 보다 철저한 시행을 통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더 높은 세금과 함께 사회복지 서비스료처럼 다양한 형태로 정부에 재정 지원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긱 경제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이런 정책의 영향이 더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정부의 철저한 조사·검토 대상이었던 긱 경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사회계약의 재정립과 관련된다는 이유로 조사·검토가 강화될 것이다. 경영을 긱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심지어 재정 건전성(financial viability)을 해칠 수 있는 정도까지 정부 간섭이 강화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긱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태도가 급진적으로 바뀌면서 정부는 이들을 고용한 회사들에게 사회보험과 건강보험 등의 혜택을 주는 적절한 계약을 맺도록 강요할 것이다. 기업에게 노동 문제는 매우 큰 문제이다. 기업이 긱 노동자를 일반 노동자처럼 고용해야 한다면 흑자를 내지 못할 것이고, 기업의 ‘존재 이유(raison d’être)’도 사라질지 모른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

(Stakeholder Capitalism and ESG)

 
https://youtu.be/7kxnp1cTB6o?si=BsNFEN4huOhgY7uj


■ 지난 10여 년 동안일어난 근본적인 변화가 기업의 경영 환경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변화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로 불리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와 관련한 고려가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 점점 더 크게 이바지하게 만들었다(ESG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척도로 간주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 행동주의와 불평등 확대에서부터 성 다양성과 미투(MeToo)에 이르기까지 여러 많은 문제들로 인해 오늘날의 상호의존적인 세계 속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고려 사항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때에 창궐했다. 이제 기업의 근본적인 존재 목적이 더 이상 금융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될 수는 없다. 이제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봉사하는 게 기업의 의무가 됐다. 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ESG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암시해주는 초기 일화적 증거를 통해 입증된다.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① 코로나19 위기는 ESG 전략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책임감과 긴박감을 조성하거나 강화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기후변화 문제다. 그러나 소비자 행동, 일과 이동성의 미래, 공급망 책임과 같은 다른 문제들은 투자 과정의 전면으로 이동해서 기업 실사(due diligence)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② 코로나19 사태는 기업 임원들이 ESG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가 파괴되고 심지어 생존 가능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줬다. 따라서 ESG는 기업의 핵심 전략과 지배구조에 더 완전하게 통합되고 내재화될 것이다. ESG는 또한 투자 자의 기업 지배구조 평가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문제가 생기거나 공개될 때 평판 손상 비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세금 기록, 배당금, 보수를 점점 더 면밀한 조사 대상에 올려놓을 것이다. ③ 직원과 지역사회의 친목 도모가 브랜드 평판 제고의 핵심이 될 것이다. 기업은 노동 관행 개선을 반기고, 직장에서의 웰빙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노동자들을 잘 대우한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이 증명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반드시 정말로 ‘선해서’ 그런 방법을 고수하는 건 아닐 수 있다. 그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행동주의 투자자와 사회행동가 모두의 분노를 일으킴으로써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그런 방법을 고수하게 될 것이다.
 
ESG 전략이 이미 코로나19 사태의 혜택을 받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확신은 다양한 조사와 보고서를 통해서 입증된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나온 자료를 보면, 2020년 1분기 동안 지속 가능성 분야 투자 수익률이 기존 펀드 수익률을 앞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200개가 넘는 주식형 지속 가능 펀드와 상장지수 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s)의 1분기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전자가 상대적으로 1~2%p 더 좋은 성과를 보였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보고서를 통해 ESG 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동종 업체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증거를 추가로 제시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이러한 성과가 ESG 펀드와 전략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서 얻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블랙록은 ESG 준수 기업들, 다시 말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위험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때문에 회복력이 더 좋은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가 광범위한 거시적 위험과 이슈에 민감해질수록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전략을 수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회복의 제단 위에서 희생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이제 ‘더 나은 재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의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가 ESG 관련 고려 사항을 몇 년간 후순위로 ‘밀어낼’ 거라고 믿는 아일랜드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의 CEO인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회사를 이해관계자 회사(stakeholder company)로 변모시키는 데 전념하는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의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같은 CEO도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전략의 장점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그들의 향후 역할에 대해 누가 어떤 의견을 내세우는지와 상관없이 행동주의는 그런 흐름을 강화함으로써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많은 사회 행동가들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이 코로나19 위기 동안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면밀히 조사할 것이다.
 
시장이나 소비자, 또는 둘 다 사회적 이슈를 등한시한 기업을 처벌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계에서 영향력 있는 판사인 레오 스트라인(Leo Strine)은 2020년 4월 공동 집필한 논문에서 기업 지배구조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재무 건전성, 지속 가능한 부의 창출, 노동자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기업 지배구조로 또다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주식시장이 우리 경제에 대해 갖는 힘이 너무 오랫동안 다른 이해관계자들, 특히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면서 커졌다. 전체 부는 커졌지만, 여기에 크게 기여한 미국 노동자 대부분에게 불공평하고 왜곡된 방법을 썼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주식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의 전환은 기업 부채와 경제적 위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행동가들에게는 위기 때 기업이 보여준(혹은 보여주지 못한) ‘품위(decency)’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제한적인 상업적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사회적 렌즈를 통해 본 행동에 따라 기업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간 미국 항공사들은 현금 흐름의 96%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왔고, 2020년 3월 영국의 대표적 저가 항공사인 이지젯(EasyJet)은 주주들에게 1억 7,400만 파운드(창업자에게 지급한 6,000만 파운드를 포함해서)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잊지 않을 것이다.
 
현재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행동주의는 외부인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 행동주의와 투자자 행동주의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를 뛰어넘는다. 구성원(직원) 행동주의(employee activism)와 함께 회사 내부에서도 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2020년 5월, 코로나19의 핵심 지역이 미국에서 중남미로 옮겨가고 있을 때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가 발표한 보고서로 용기를 얻은 구글 직원들은 더 이상 석유와 가스 산업의 업스트림(upstream : 석유화학 분야에서 원유 탐사와 생산 단계) 단계에서 추출 용도의 맞춤형 AI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구축하지 말아달라고 회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등장한 몇 가지 사례는 환경 문제에서부터 사회와 포용 문제에 이르는 직원 행동주의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 다른 유형의 행동가들이 어떻게 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한다. 이와 동시에, 가장 오래된 형태의 행동주의인 ‘쟁의 행위’도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코로나19를 견뎌내고 있는 동안, 출근해서 다닥다닥 붙어서 일할 수밖에 없는 많은 저임금 필수노동자들은 작업 중단, 파업, 시위의 물결을 일으켰다. 노동자의 안전, 임금, 복리후생 문제가 더 중요해지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한 논쟁이 더 타당하게 여겨지고 활기를 띨 것이다.
 

 

 


 

 

 

【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
 

인공지능은 이미 디지털 경제를 재창조하고 있으며 실물경제도 재구성할 것이다. 21세기 초 인공지능의 목표는 자동화 기계가 우리 일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인간과 컴퓨터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미래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이나 항공교통관제, 또는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복잡한 이슈의 해결 등 시스템적 도전 과제를 관리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심지어 스마트 운영체제나 인간과 공감할 수 있는 디지털 어시스턴트의 등장과 같은 공상과학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언젠가는 로봇이 경찰 업무를 감독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센서 네트워크와 영상 데이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의심이 가는 행위를 보안 관계자와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탐색구조 업무는 물론이고 무장 강도를 상대하는 일까지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세계를 엄청나게 바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는 위험이 따른다. 예컨대 인공지능 로봇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끼쳐 사회에 어떤 부담을 안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더욱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머신 러닝 알고리즘은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이며, 이 머신 러닝 메커니즘은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사회적 편향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만약 인간의 가치관과 인공지능의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을 때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재적 위협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또한 범죄자들이 인공지능 기반의 프로그램을 해킹하고 혼란스럽게 만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보안 리스크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현재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개발 방향과 활용 방식의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윤리적 프레임워크와 가치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미래가 어떤 모습이건 간에 인공지능은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며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결과는 오랫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다.

【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세계 】

■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처럼 우리의 관심과 상상을 이끈 기술이 있었을까? 인공지능이라는 분야는 1956년 다트머스 대학교의 학회에서 탄생했다. 최초의 공장용 로봇은 1961년에 개발되었다. 그로부터 10년도 안 되어서 미국의 대중문화는 <우주가족 젯슨(The Jetsons, 1960년대 유명 만화 프로그램)에 나오는 로봇 도우미인 ‘로지(Rosie the Robot)’처럼 우리의 삶을 더 쉽게 해줄 많은 상상의 도구들과,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에 나오는 반항적인 ‘할9000(HAL 9000)’과 같은 두려운 시나리오를 함께 그려내기 시작했다.

오늘날 인공지능의 경우 일반 학습과 고차원 추론 능력처럼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지 능력이 급격하게 향상되고 있다. 머신 러닝 기계는 인간의 직관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되던 게임에서도 인간을 이기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간단한 버전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튜링 테스트는 대화를 통해 컴퓨터와 인간을 구별해내는 테스트다. 2014년에 13세의 소년으로 설정된 챗봇인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과 대화를 나눈 심사위원들의 30퍼센트 이상은 유진 구스트만이 진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재료과학과 센서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기계의 지각력, 운동력, 인지력이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드론이라고도 알려진 비행 로봇과 인간의 도움 없이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산업용 로봇은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라고도 알려진 자율주행 로봇은 고속도로에서의 무인 트럭의 주행처럼 지금까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도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고 있다. 개인비서와 동반자로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상과학 소설과 현실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대학원은 증가하고 있다. 인간이 다룰 수 있는 규모를 뛰어넘는 대규모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은 기후변화 예측 모델링이나 핵 문제, 대규모 센서 네트워크 관리와 같은 문제와 씨름 중이다. 인공지능은 또한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가공해 경제적으로 중요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오비털 인사이트(Orbital Insight)는 랜드샛(Landsat : 미국의 지구 탐사 위성)이 지구를 촬영한 저해상도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머신 러닝 기법을 활용해 물체를 식별하고 무역, 배기가스 배출, 인프라, 해양 지표에 대한 정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한다. 이런 정보는 기업과 사회, 정부 활동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의사 결정을 지원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기도 한다. 몇몇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헤지펀드 산업에 보편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투자회사 중 최소한 한 곳은 이미 이사회에 인공지능 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의사 결정 능력이 향상될수록 이런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은 인간과의 협업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역으로 활발한 협업이 이루어지면 인공지능의 능력은 더 향상될 것이다. 만약 로지가 현실이 되려면 기계들은 관찰을 통해 학습하고 인간의 가치를 해석하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로봇이 서비스 직군에서 활약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항공기를 비행하고 수술을 집도하거나 탐색구조 업무를 배우는 지금,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가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인공지능에 익숙해지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은 조종사가 궂은 날씨에도 자신이 모는 항공기를 신뢰하는 것처럼 우리 주변의 세계를 해석하는 한 축이 될 수 있다. 또한 극단적인 경우, 국가와 개인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을 무기화하는 일 역시 완전히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이미 많은 국제단체들은 인공지능의 무기화와 관련하여 현실적이고 윤리적인 경계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대로만 간다면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은 권력, 책임, 신뢰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이를 위해 광범위한 거버넌스가 필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회와 지구, 그리고 경제에 끼치는 거대하고 파괴적인 영향력을 인식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IBM, 구글, 딥마인드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은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는 인공지능 파트너십을 공동 창립했다. 이 파트너십의 목적은 ‘인공지능 기술의 모범 사례를 연구하고 개발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증진하고, 인공지능 기술과 그 기술이 사람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광범위한 논의를 위한 오픈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딥마인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많은 기업들에 윤리를 담당하는 팀이나 부서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경제계가 책임을 느낀다는 것을 대중에게 역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5년 사이에 인공지능 기술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하거나 수백 개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책임감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튜어트 러셀(Stuart Russell)과 같은 사상가들이 점점 더 고도화되어 가는 인공지능에 대해 표명한 우려에 동조하고 있다.


【 지능적 인공지능 ]

 
■ 인공지능 연구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연구 개발 투자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계지능에 고유한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스스로 제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따라서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1951년 앨런 튜링(Alan Turing)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기계가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보다 더 현명하게 생각할 것이다. … 이 새로운 위험은 … 우리를 분명히 불안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다.”

지금까지 범용 지능형 기계를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우선 원하는 목표를 설정한 다음에 그 목표를 달성하는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 말고 기계의 모든 행동을 사전에 프로그래밍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런 경우 인간은 모든 경우의 수를 두고 프로그램을 짜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의미가 없어지며 체스와 같은 단순한 게임도 불가능해진다.) 불행히도 우리는 기계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을 찾지 못하도록 완전하고 정확하게 목표를 구체화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가치의 일치화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만약 충분한 능력을 갖춘 기계의 목표가 우리의 목표와 불일치 한다면 이는 마치 세계를 체스판으로, 그리고 체스의 말을 인류로 삼은 채 기계와 체스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튜링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전원을 차단하는’ 방안을 가능한 해결책으로 제안했지만, 초지능적인 기계는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생존본능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전력이 없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직면한 그 어떤 의사 결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제시한 해결책이 유익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문제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가능성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 핵심은 기계의 목적은 인간의 목적을 극대화하는 것이지만, 처음부터 기계가 인간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는 못한다. 기계가 인간의 목적을 처음부터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목표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잘못되거나 부분적인 목표를 추가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서 점차 해결될 수 있다. 많은 경우 인간은 기계가 없을 때보다 이런 기계가 있을 때가 더 낫다. 심지어 기계가 스스로 전원을 끌 수 있도록 설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튜링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다.)
 
합리적인 인간은 기계가 인간의 진정한 목표를 이루는 데 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기계의 전원을 끌 것이다. 이는 곧 기계의 목표와도 일치해야만 한다. 스스로 전원을 끄는 것이 정의상 기계의 목표이기도 해야 얻어지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계는 인간에게 이로워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확립된 엔지니어링 원칙은 안전한 인공지능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희망이 된다. 물론 복잡한 문제이다. 인간은 역겹기도 하고, 합리적이지 않으며, 꾸준하지도 않고, 의지도 약하며, 추론 능력은 제한적이며 서로 이질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보고 인간의 가치를 배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지능형 사무 도우미나 가사 지원 로봇이 발전하면서 가치의 일치화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직원들을 위해 하룻밤에 2만 달러나 하는 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하는 지능형 사무도우미나 저녁 식사로 고양이를 요리하는 가사 지원 로봇은 인기를 끌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 스튜어트 러셀Stuart Russell
미국 UC 버클리 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 -


【 인공지능, 사람의 일을 배우다 ]


■ 인공지능 연구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현재의 표준적인 인공지능은 단순한 패턴 매칭으로 설정되어 있어 인풋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전체적인 머신 러닝 모델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접근법은 ‘상식’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 파악을 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다룰 만큼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기계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하고 방대한 데이터 테스트를 하지 않고도 일반화하기를 원하지만, 이런 기술은 아직까지는 요원하다. 퀀텀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인공지능이 문제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아 잠재적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 능력을 흉내 낼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이럴 경우 인공지능은 인간의 실수를 줄이고 피로감을 주는 업무를 대신하면서 경제적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돌파구가 없더라도 발전 속도는 빠르고 우리의 희망은 높다. 화성 탐사를 하고, 간호사들을 도와주며, 심지어 로봇을 만들어내는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 탑재된 소형 로봇은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를 중앙화된 서버에 공급함으로써 언젠가는 스스로 업무를 조정하고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저널리즘, 의학, 회계학, 법학 등의 전문 분야에도 이미 진출하고 있다. 변호사나 의사를 완전하게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법률 사례를 분석하거나 영상 진단을 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이들 직군의 양상을 바꿀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스스로 개선하고 발전하는 동안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2019년 1,3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2015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로봇을 이용해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무인 자동차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자동차 자체도 만들게 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자동화 로봇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산업임을 고려하면 이는 자명한 일이다.

 

많은 산업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동화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동시에 많은 직업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자동화된 트럭 운송업은 물류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일자리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노동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10퍼센트에서 최대 50퍼센트의 일자리가 전산화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폭스콘(Foxconn)이 2년 만에 6만 명의 공장 노동자들을 로봇으로 대체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은 인건비 우위를 자동화 물결에 내주며 산업화 과정에 방해를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한때 해외로 이전했던(오프쇼어) 선진국의 생산기지는 다시 자국으로 되돌아오고(리쇼어) 있다.

자동화가 글로벌 경제에 끼치는 파급효과는 엄청나며 예측할 수도 없다. 경제학자들은 자동화로 인해 노동이 필요 없게 된 탈노동 경제(post-work economies)의 잠재력을 모델링하는 데 바쁘고, 교육자들은 미래 노동자에게 필요한 기술과 능력이 무엇인지 예측하고 있다. 다중 이해관계자 협력과 협업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정책입안자들, 비즈니스 리더 시민사회 리더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욕구와 사회적 욕구 사이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리더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인공지능의 보안 취약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전문화된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은 사회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악용이나 해킹의 가능성이 있다. 기계의 의사 결정 방식이 안전한 방식으로 프로그래밍되고, 사이버 공격을 통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 밑바닥에는 더 큰 의미의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그 알고리즘을 개발한 인간에게조차 불투명해 알고리즘에 권한을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인간의 세계에서는 정당성과 신뢰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어떤 재소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거나 어떤 대출자가 채무불이행을 할지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 하더라도, 정확한 추론을 설명할 수 없다면 기계에게 이런 의사 결정을 맡기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일 것이다. 인간의 편향이 반영된 데이터를 알고리즘이 분석한 뒤, 편향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면 더욱 그렇다. 인공지능은 유용한 패턴을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기계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이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당사자들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① 윤리적 기준 : 자동화 프로세스와 기계의 윤리 규범이 될 수 있는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의 공학 및 물리과학 연구 위원회EPSRC와 같은 단체는 로봇 원칙을 제안했지만, 아직까지는 포괄적이며 글로벌한 기준은 없다.

②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거버넌스 : 인공지능 연구와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정책입안자들은 인공지능 비전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더욱이 어떤 기관이나 기구가 인공지능 정책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담당해야 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혁신적인 거버넌스 절차와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종류의 위원회, 에이전시 또는 자문 기관의 창립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③ 분쟁 해결 : 현재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이나 인공지능 시스템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와 모범 사례는 없다. 잠재적인 분쟁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프레임워크의 개발은 더욱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연구는 규제를 받지 않지만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제품은 규제를 받을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규제의 초점은 제품에 맞춰져 있다.
  
  인공지능이 경제, 노동시장, 우리의 신체 등 각기 다른 여러 영역에 얼마나 깊게 스며들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잠재적인 결과를 예측하고 다양한 관점을 얻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인공지능에 대해서 모두가 알아야 할 열 가지 】

인공지능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대부분 선형 회귀 분석에서 의사 결정 트리(decision trees), 베이지안 네트워크(Bayesian networks),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과 진화적 알고리즘(evolutionary algorithms)까지의 소프트웨어 접근법이 포함된 머신 러닝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는1960년대 움직이는 로봇의 등장이었다. 최근에는 바둑 챔피언을 꺾음으로써 놀라운 업적을 이뤘다.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질 때마다 인공지능이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 역시 변한다.

범용 인공지능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특화된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특화된, 그리고 명확한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지만 인간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이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은 여전히 없다. 한편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애플의 시리(Siri)가 보여주는 대화 능력, 그리고 스마트폰의 자동 완성 능력은 모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 중에서 똑같이 중요하지만 눈에 덜 띄는 것에는 어떤 온라인 광고를 내보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 사이버 보안 지원, 산업용 로봇 관리, 자율 주행 자동차 운전하기, 텍스트 요약하기, 특정 질병 진단하기 등이 있다.

인공지능, 로봇, 그리고 인간은 같이 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인공지능 체스 프로그램과 인간 체스 선수가 이룬 팀은 인간만으로 이루어진 팀이나 컴퓨터를 꾸준하게 이기고 있다. 지능형 로봇 역시 인간과의 협업으로 많은 혜택을 누린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코봇(CoBot)은 방문자들을 회의실로 안내하거나 서류를 가져오는 간단한 일을 할 수 있다. 코봇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길을 잃었을 때 적극적으로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인공지능은 목표 설정을 할 때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intelligence)’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많은 걱정을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인공지능이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도록 설정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이 해롭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스튜어트 러셀이 이미 말했듯이, 성공으로 가는 열쇠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관찰하고 인간의 목표와 가치에 스스로를 맞추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오늘날의 많은 인공지능 시스템은 블랙박스와 같다. 우리는 아직 인공신경망이나 딥 러닝과 같은 가장 많이 쓰이는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되고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프로세스를 기술적으로 해부해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이 경우 인공지능은 다음 의사 결정을 할 때 접근 방식을 수정할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검증하기 어렵게 되며 인간이 기계로부터 배우는 능력을 제한할 것이다.

인공지능 자원은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머신 러닝 분야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혁신은 대학교의 연구 부서나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지식의 큰 부분은 오픈 소스이며, 여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투명성이 없다면 알고리즘상의 문제를 식별하고 분리해 수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어 처리나 영상 인식을 도와줄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봇(bot)’을 찾는 데에는 몇 분 걸리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려면 데이터를 정리해야 한다. 몇몇 인공지능 시스템은 조직 외부의 데이터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머신 러닝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가 정리되어야 하고 적절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많은 조직들에게도 데이터 관리는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다행히도 몇몇 인공지능 시스템은 기업 시스템이나 서버에서 데이터를 검색하고 찾기 위해, 또는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분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장 훌륭한 인공지능 시스템도 편향될 수 있고 오류에서 자유롭지 않다. 알고리즘의 정확성과 유용성은 개발 방식과 사용된 데이터의 성격에 달려 있다. 강력한 알고리즘이 잘못된 데이터나 대표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를 활용해 편향되었거나 매우 부정확한 반응을 내놓는 경우도 수없이 봐왔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은 인간을 필요 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성격을 바꿀 것이다. 배달부나 계산대 직원처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무가 완전하게 자동화될 수는 없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파베타(AlphaBeta)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미래의 일자리에 끼치는 가장 큰 영향력은 반복 업무나 기술직군의 자동화다. 이런 자동화로 인해 인간은 대인관계와 관련된 업무와 창의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영향력은 우리가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하는 지에 달려 있다. 기업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시스템을 현실세계에 적용하는 방식이야말로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의 주요 동인이다. 이 말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시스템이 더욱 정밀해지고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 이사회나 임원진이 언제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한층 더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핵심 정리 】

 ① 사용 가능한 데이터·센서·처리 능력의 향상으로 머신 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 기술도 덩달아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발전했다. 머신 러닝은 게임이나 고객 대응, 의학적 진단 및 자율 주행 자동차 운전과 같은 제한된 상황에서 인간에 가까운, 또는 인간보다 뛰어난 수준의 상호작용을 모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② 인공지능이 새로운 물리적 시스템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최근 10년 사이에 로봇공학의 잠재력은 커지고 있다. 인간과 기계는 함께 일하면서 의사, 변호사, 조종사, 트럭 운전사와 같이 교육받은 사람이나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의 역할을 줄이면서 점점 대체할 것이다. 인간의 전문성이 갖는 역할과 자동화될 수 있는 많은 업무에 인간의 지능과 판단력이 얼마만큼 필요할지에 대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③ 기업들은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대규모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도출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혁신적인 기업가들은 이런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창출한다.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데이터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은 경제와 과학의 중요한 기여자이면서 동시에 환경 모니터링과 환경 보호와 같은 분야의 중요 정책 결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④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서 무인 자동차 주행부터 신용 평가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다방면에 영향을 끼치면서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윤리적 문제는 많은 사람들과 조직에게 중요한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윤리적 문제는 종종 투명성 이슈, 합의, 그리고 인공지능을 가능케 하는 알고리즘에 주입된 편향과 관련되어 있다.

⑤ 분쟁 해결, 윤리적 기준, 데이터 규제와 정책 개발과 관련된 이슈들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우선순위가 되면서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은 협력적 거버넌스를 요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 살상 무기처럼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은 국제 분쟁 지역은 물론이고 국내 문제에도 위험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에 대해 국제기구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 사물인터넷 】


10년 내에 800억 개가 넘는 전 세계의 커넥티드 디바이스(connected devices)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동시에 기기들끼리도 소통하게 될 것이다. 이 방대한 상호작용·분석·생산의 네트워크는 생산 방식을 다시 정의하면서 우리의 니즈를 파악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동시에 분산 시스템은 우리가 데이터와 가치를 만들고 측정하며 분배하는 방식에 도전할 것이다. 또한 유비쿼터스 센서로 인해 세계는 다른 방식으로 바뀔 것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는 더 이상 계산원이 없을 것이며,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직원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하고 ‘풀 이코노미(pull economy : 기업의 정형화된 메뉴얼이 아닌 소비자의 학습 및 변화 요구에 맞춰 개방적·유동적으로 작동하는 경제 활동 형태)’를 만들어내면서 세계는 우리의 행동양식을 분석하여 지속적으로 우리의 니즈를 예측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데이터의 가치에 더 눈을 뜨고 디지털 보안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데이터 흐름은 압도적인 수준으로 치닫게 될 것이며 사이버 보안 위협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에는 좋은 잠재력도 많다. 개발도상국에서 수위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외딴 지역에서의 원격진료를 가능케 할 수 있다. 센서, 카메라, 인공지능과 안면인식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서 범죄율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이 생산의 분권화와 대중화에 도움을 주면서 기술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고 창의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사회와 산업에 기대대로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은 보안 프로토콜의 부재, 제한된 대역폭, 문화적 수용을 막는 장애물,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와 협업의 기회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부재와 반드시 싸워야 한다. 사물인터넷이 만들어나갈 미래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협력적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 사물인터넷, 세상을 에워싸다 】


■ 사물인터넷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다. 사물인터넷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필요에 따라 처리하면서 가공하는 스마트 센서와 커넥티드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시스템과 사용자들의 의도에 따라 데이터를 다른 기기나 사람에게 전달한다. 런던에 본사를 둔 시장 분석 회사인 IHS는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수가 2015년 154억 개에서 2025년 754억 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사물인터넷 기기가 향후 10년 동안 다섯 배 증가함에 따라, 삶의 모든 부분은 더 깊이 서로 연결되고 세계경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것이며 급성장하는 ‘기계 대 기계 경제(machine-to-machine economy)’ 또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1995년에서 2015년 사이 언론 산업이 경험한 대격변과 비슷한 수준으로 서비스업과 제조업 역시 격변을 겪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방대한 양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복잡한 데이터 트래픽 법률과 관할권이 반드시 확립되어야 한다. 이렇게 창출된 가치는 운용 효율성을 향상시킬 방안으로 인식되어 우선적으로 공장과 제조업에 쌓일 것이다. 그리고 효율적인 자산 활용, 생산성 향상 측면의 잠재력도 풍부하다. 이렇게 창출된 가치는 세계경제의 최대 11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경제포럼과 액센추어가 함께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이렇게 생산된 대부분의 가치는 산업용이기 때문에 사물인터넷이 경제와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력에 비해 소비자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최대 14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면서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중 열두 개 항목을 지원할 것이다(도표11)
 

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 (2015)

이런 가치 창출이 가능한 이유는 사물인터넷의 세 가지 핵심 기능 때문이다. 첫째, 사물인터넷은 풍부한 데이터가 스마트 애널리틱스(smart analytics)와 결합되게 하면서 더 큰 맥락에서 사건을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상황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개인과 기업이 자산과 장비가 어떤 성과와 실적을 내고 있는지, 그리고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기기 성능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한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왜 특정 행동을 하는지와 그 영향을 보여주는 사용자 데이터도 제공한다. 이와 같은 능력 향상 기술은 우리가 현상을 인지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방식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두 번째 핵심 기능은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기들의 소통 능력과 조정 능력이다. 단대단(end-to-end) 자동화와 새로운 유형의 인간 ― 기계 협동은 일상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간소화함으로써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행정적, 과제 지향적 사고방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능력은 사람들이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를 형성할 때 좀 더 복합적인 시각을 가지도록 도울 수 있다.
 
세 번째 핵심 기능은 시민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인 인텔리전트 ― 인터랙티브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다. 분산된 센서 네트워크인 사물인터넷 산업에는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적층가공, 드론, 에너지 생산 등과 같은 다른 분산형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이런 새로운 기술들이 수렴되는 과정에서 가치 창출과 가치 교환의 분산화는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인프라를 모방할 것이고 그 경제적 재구성의 결과는 놀라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물인터넷은 기존의 제도와 제품·서비스·데이터의 본질에 대한 개념,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적합한 방식으로 가치를 생각하는 방식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물인터넷의 세 가지 핵심 기능은 제조, 석유 및 가스, 농업, 광업, 운송 및 헬스케어를 포함한 광범위한 산업 전반에 걸쳐 비즈니스 모델과 구조 변화를 이끄는 추진력을 만들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출간한 보고서인 <산업용 사물인터넷: 연결된 제품과 서비스 잠재력의 극대화>에 의하면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움직임은 운용의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도입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신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발전한다. 그 후에는 ‘결과경제(outcome economy)’‘자동화, 풀 이코노미’로 이어진다(도표12). 이와 동일하게 사물인터넷이 환경에 동일하게 적용되면 능동적인 자원 관리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전력 사용이나 배기가스 배출과 같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은,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최적의 이동 경로와 에너지 소비 방식을 선택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2015)

사물인터넷이 확산되려면 네 개의 기술적 토대가 먼저 발전되고 정착해야 한다. 첫 번째 기술적 토대는 사물을 감지하고 소통하면서 ― 경우에 따라서는 ― 물건을 옮기거나 문을 여는 등 행동을 할 수 있는 기기들이다. 둘째는 이런 기기들을 서로 연결하는 통신 인프라다. 세 번째 기술적 토대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배할 수 있는 안전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다. 이렇게 수집 및 관리되는 데이터는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이나 개인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서비스의 형태로 처리되어 제공된다. 이것이 네 번째 기술적 토대다.

데이터 관리(세 번째 기술적 토대)와 응용 프로그램(네 번째 토대)은 종종 간과되지만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가 의미 있는 인풋이나 실행 가능한 통찰력으로 전환되어야만 가치가 흐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연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맥킨지 분석에 의하면 평균적인 석유 굴착 장치에는 3만 개의 센서가 내장되어 있지만 불과 1퍼센트의 데이터만 분석 및 활용된다. 이처럼 많은 산업에서 데이터는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그 데이터를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메커니즘이 부족하다. 데이터 활용 경험이 없는 많은 기업들은 데이터 더미 속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또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인 네트워크 디바이스, 아이덴티티, 상품과 서비스로 무장한 기업과 소비자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서로에게 어떻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와 협업과 거래로부터 가치를 분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새로운 구조에서 소비자들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어려울 것이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 확실하며, 사회적 당사자들은 이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미래에서 소비자 권리와 사생활을 보호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세계를 훨씬 뛰어넘는 개혁의 선구자다.


진화가 아닌 혁명 】

 
사물인터넷의 약속, 당면 과제, 그리고 기회 】
  
■ 지난 40년 동안 등장한 새로운 파괴적 기술에 대해서 글을 쓸 때마다 내가 ‘혁명이 아니라 진화(evolution, not revolution)’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s)에서 분산 컴퓨팅(distributed computing), 객체기술(object technology), 그래픽 모델링(graphical modelling), 시맨틱 모델링(semantic modelling)까지, 이 모든 기술들은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회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컴퓨테이션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작동 방식은 동일했고 소프트웨어는 점진적으로만 발전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성장은, 분명 투자할 가치는 있었지만, 몇십 퍼센트포인트로 측정되었다. 혁명이 아니라 진화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물인터넷의 구성 요소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 결과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다르다. 사물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수천, 수백만 개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고,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분석해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행위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커뮤니케이션이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놀랍고도 저렴한 컴퓨팅 능력과 저장 능력, 그리고 소위 ‘빅데이터’라고 불리는 대규모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과 결합되면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뀐다. 이렇게 혁명은 시작한다.
 
사물인터넷 혁명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논의가 냉장고와 전구와 같은 소비자 기술을 중심으로만 진행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분명 이런 변화는 일어날 것이다(그리고 어느 때보다 신뢰 부족·사생활 침해·보안 문제가 부각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산업의 인터넷화라는 더 큰 기회를 무시하는 것이다. 산업의 인터넷화는 1세기 전 산업의 전기화와 동일한 영향력을 가진 혁명이다. 전기화가 그랬던 것처럼 사물인터넷은 단지 제조업과 생산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분명 제조업과 생산에 먼저 등장하기는 했다). 오히려 헬스케어, 금융, 운송, 에너지, 유통, 농업, 스마트 시티 서비스와 같은 모든 주요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에 연결될 기기들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무엇을 할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완전하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 것이다.

① 가장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기계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시간당, 또는 구입 대상에 따라 길이나 부피로 부분적으로만 사용해 결과를 구매하는 ‘아웃컴 이코노미’이다. 항공사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항공기를 소유하는 것에서 임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왔다. 항공사들은 제트엔진까지도 임대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항공기와 제트엔진 같은 섬세한 기계를 보수·유지하는 업무는 그 기계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 즉 제조사에 맡겨졌다. 그럼으로써 항공사는 엔진의 효율과 신뢰성을 높이게 되었고, 제트엔진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얻었다. 이런 연결성을 통해 업체는 엄청난 양의 성능 데이터를 얻게 되었고 항공사는 더 나은 서비스, 더 높은 효율성, 더 낮은 비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② 이전에는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가 연결되면서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완전하게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일례로 지방 앰뷸런스 관리 시스템에서 찾아낸 운전자의 패턴을 분석한 뒤 경로를 최적화해 환자를 싣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비상 호출 사이에 운전자들의 휴식 시간이 이전보다 확보되었으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앰뷸런스의 위치 데이터가 비상 호출 데이터, 카페의 위치 데이터와 연결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회였다.

이런 세계에서 승자는 다음과 같다.

① 데이터 수집, 분석, 관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초기부터 시도해온 사람들. 실제로 우리가 본 모든 사물인터넷 관련 프로젝트나 테스트 베드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결과가 존재해왔다.

② 예상치 못한 상관관계와 기회를 찾기 위해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관계가 없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사람들. 컴퓨팅 기술이 뛰어나고 비용도 높지 않은 지금 같은 시기가 진입 비용이 낮은 만큼 기회를 찾아 나설 만하다.

자신이 속한 산업이 파괴(disruption)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파괴되기를 기다리기보다 그 파괴에 참여하려는 사람들. 이런 파괴는 재앙으로 치달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교통과 제조 분야에서 사회적 변화의 수준에 이르는 중대한 파괴를 목도하고 있다.

이런 새롭고도 혁명적인 세계에서 가만히 서서 마지막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야말로 실패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발전을 애써 무시한다. 정보통신기술이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에 의존하는 산업이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모든 산업은 정보통신기술에 의존한다.

 - 리처드 솔리(Richard Soley),
오브젝트 매니지먼트 그룹
(Object Management Group) 회장 겸 CEO -

 

【 도전 과제와 위험 】


■ 사물인터넷의 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산업용 사물인터넷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상호운용성의 부재와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도표13). 다시 말해서 표준이 없다는 뜻이다. 인터넷 브라우저와 서버의 표준과 프로토콜을 제시한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orld Wide Web Consortium)과 비슷한 유형의 단체가 없다면 사물인터넷의 잠재력은 위협을 받을 것이다.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는 커넥티드 디바이스 기반의 데이터 분석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만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관리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2015)

 

사물인터넷에 내포된 몇몇 위험은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와 대중에게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개인과 기업이 사물인터넷에 과도하게 의존한 나머지 중요한 능력이 손실될 수 있고, 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전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다 복잡하고 밀접하게 결합된 시스템은 ‘평범한 사고’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사이버 보안은 중요한 문제다. 기기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과 사용자는 해킹의 위험에 노출된다. 세계경제포럼이 실시한 ‘산업 인터넷 서베이’의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비즈니스의 76퍼센트는 사물인터넷 시스템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사물인터넷이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규모의 사이버 공격은 2016년에 일어났는데, 사물인터넷이 해킹되면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시대에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위험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제3자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안전하지 않은 기기의 사용을 막는다거나, 개인이나 스마트 시스템이 협박이나 절도 또는 피해를 입힐 의도로 사물인터넷 기기나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지하고 필수적인 개인 및 공공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능력 등이 있다. 보안 문제는 개인정보와 국경 간 데이터 전송의 문제와도 연계되어 있다. 이 때문에 정책입안자들은 소비자 보호와 기업 활동의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만약 글로벌 데이터 흐름이 사물인터넷의 모든 잠재력을 발휘시킨다면 데이터 공유와 데이터 저장 절차와 프로토콜은 중요한 논의의 주제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과 같은 안전한 분산원장기술의 부상과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의 혁신은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예를 들면 버라이존(Verizon)이 인수한 스타트업인 센시티 시스템스(Sensity Systems)는 제네텍(Genetec)과 함께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보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보안 시스템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프로세싱을 네트워크 에지(network edge : 탈중앙·분산 방식의 정보 처리)에서 처리한다. 이 말은 타협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시스템의 알고리즘이 비디오 피드에서 위협 요소가 감지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민감한 비디오 데이터는 기기에 그대로 남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 즉 허가가 떨어지면 비디오 영상은 보안업체로 전송된다. 이런 방식의 타협은 대역폭 수요를 줄였으며 중앙저장된 광범위한 데이터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블록체인 같은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은 고용과 노동시장에 영향을 준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파괴적 잠재력으로 인해 조직과 산업은 변할 것이다. 인공지능 및 로봇공학과 결합하면서 사물인터넷은 반복 노동과 육체노동에 대한 수요를 줄여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도표14). 반면 프로그래밍, 디자인, 그리고 유지보수와 관련된 창의적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다. 사물인터넷에 대한 사회·윤리적 논의는 디지털 ― 인간 노동력에 힘을 부여하고 통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가치는 대체가 아니라 증강을 통해 전달된다. 흥미롭게도 각각의 기술이 고용의 기회를 줄일 수 있지만 다 같이 구현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번영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 미래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
 

출처 세계경제포럼(2015)

 

사물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 제품, 디지털 소통과 더 깊은 공생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우리의 물리적 환경을 에워싸면서 사회적 교류의 사각지대를 찾아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오늘날 모바일 기술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큰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①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 많은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는 다양한 용도로 상용된다. 이 말은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누가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고, 누가 데이터 사용으로 혜택을 받는지, 그리고 어떻게 제대로 된 평가를 하는지에 대한 맥락상의 질문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② 어떤 사물인터넷 시나리오에서는 데이터 사용이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잠재적으로 환경과 사회적 혜택이라는 측면에서 가치를 지닐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얻게 되는 최적의 이익이 기업의 최대 이익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입안자들과 사회의 이해관계자들은 생산성이 관건이 아닌 분야에서 사물인터넷 인프라와 기계 간 소통에 어떻게 가치를 매겨야 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③ 사후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 기업들은 협업 기회(보험료 결정을 위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사례가 있다)를 활용하고 비즈니스 사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분산된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창출되는 가치는 분석한 다음 적절한 행위자들에게 할당해야 한다. 공정한 결과를 위한 프레임워크와 모범 사례는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하는 주제가 되어야 한다.

④ 기술, 특히 인터넷은 우리의 사회 활동, 경제적 기회, 임금, 지식 확산, 소통 등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쳤다. 이와 같은 기술 친화적 삶은 특히 소셜네트워크의 시대에 가속화되었다. 기술의 압박이 더욱 견고해지면서 삶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사물인터넷 이해관계자들은 사물인터넷은 공공재가 되어야 하는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타인을 희생시키지 않는 공정 관행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반드시 고민해보아야 한다.

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이 언론, 엔터테인먼트, 여행 산업에서 했던 것처럼 세계경제의 상당 부분에서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 정책입안자들과 사업가들은 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사물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도입된 산업의 모범 사례를 배우기 위해 기업과 정부의 협업이 요구된다.
 

【 요약 】


①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다른 기기나 사람들과 주고 받을 수 있는 스마트 센서와 커넥티드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데이터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사물인터넷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기계 데이터 경제는 인간 경제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이다. 향후 10년 안에 수백억 개의 기기들이 사물인터넷 네트워크에 포함될 것이며, 상업용 사물인터넷을 통해 2030년까지 최대 14조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② 센서와 기기의 분포는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소유권 등과 같은 국경 간 데이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글로벌 사물인터넷 데이터 흐름에 대한 정책과 규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③ 사물인터넷은 스마트 기기들을 단순히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발전의 진정한 가치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 관리에 있다. 그러면서 예기치 못한 상관관계나 기회를 포착하면서 파괴(disruption)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④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는 센서는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최적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결과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풀 이코노미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이 말은 사물인터넷은 에너지 효율성, 트래픽 시스템, 글로벌 탄소배출 등의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인터넷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과 결합하면서 일상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의 필요성을 줄여 고용과 노동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에 의한 가장 중대한 위험은 안전하지 않은 기기, 국가 간 데이터 표준화의 부재 등으로 인한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문제일 것으로 판단된다.
 


 

 

■ 저는 일생 동안 두 번이나 혁신적인 기술 시연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1980년에 Windows를 비롯한 모든 최신 운영 체제의 전신인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소개받았을 때였습니다. 데모를 보여준 찰스 시모니라는 뛰어난 프로그래머와 함께 앉아서 사용자 친화적인 컴퓨팅 접근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즉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죠. Charles는 결국 Microsoft에 입사했고, Windows는 Microsoft의 중추가 되었으며, 그 데모 이후 우리가 했던 생각은 향후 15년 동안 회사의 아젠다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큰 놀라움은 바로 작년에 일어났습니다. 저는 2016년부터 OpenAI 팀과 회의를 해왔고 그들의 꾸준한 발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2022년 중반, 저는 그들의 성과가 너무 흥미로워서 인공지능이 대학 수학능력시험(AP)에 합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라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AP 바이오를 선택한 이유는 이 시험이 단순한 과학적 사실의 반복이 아니라 생물학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진정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도전이 그들을 2, 3년 동안 바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불과 몇 달 만에 끝냈습니다.

9월에 그들을 다시 만났을 때, 저는 그들이 인공지능 모델인 GPT에 AP 바이오 시험의 객관식 문제 60개를 물어보고 그 중 59개를 맞히는 것을 경이롭게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시험에 출제된 6개의 주관식 문제에도 뛰어난 답을 작성했습니다. 외부 전문가에게 시험 채점을 의뢰한 결과, GPT는 대학 수준의 생물학 과목에서 A 또는 A+를 받는 것과 같은 최고 점수인 5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을 통과한 후 과학적이지 않은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아픈 아이를 둔 아버지에게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이 아이는 시험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답했을 것보다 더 사려 깊은 대답을 했습니다. 전체 경험은 놀라웠습니다.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을 방금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향후 5~10년 안에 AI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AI의 발전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가 탄생한 것만큼이나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AI는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여행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모든 산업이 이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기업은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차별화될 것입니다.

저는 요즘 자선 활동을 전업으로 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도 AI가 어떻게 세계 최악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불평등은 건강 분야입니다 : 매년 5세 미만 어린이 5백만 명이 사망합니다. 이는 20년 전의 천만 명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충격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거의 모든 어린이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설사나 말라리아 등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합니다.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좋은 AI 활용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AI가 어떻게 세계 최악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습니다. 미국에서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교육을 개선하는 것이며, 특히 학생들이 수학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증거에 따르면 기본적인 수학 능력을 갖추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특히 흑인, 라틴계, 저소득층 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추세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AI가 세상을 더 공평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기후 변화의 불공평성은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즉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이 문제에 기여한 바가 가장 적은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여전히 AI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배우고 있지만, 이 글의 뒷부분에서 잠재력이 큰 몇 가지 영역을 제안할 것입니다.

요컨대, 저는 AI가 게이츠 재단이 다루는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대가 크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재단이 AI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는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와 자선단체는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줄이고 불평등에 기여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인공지능과 관련해 하는 일의 우선순위입니다.

파괴적인 신기술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데,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은 노동력, 법률 시스템, 개인정보 보호, 편견 등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제기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은 사실에 근거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환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기 전에 AI의 의미를 정의하고, AI가 직장에서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생명을 구하고, 교육을 개선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 인공 지능 정의 】


■ 기술적으로 인공 지능이라는 용어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을 의미합니다. ChatGPT와 같은 것을 구동하는 것은 인공 지능입니다. 채팅을 더 잘하는 방법을 학습하지만 다른 작업은 학습할 수 없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공 일반 지능이라는 용어는 모든 작업이나 주제를 학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합니다. AGI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컴퓨팅 업계에서는 이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심지어 만들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AI와 AGI 개발은 컴퓨팅 업계의 큰 꿈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컴퓨터가 계산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인간보다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일까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제 머신 러닝과 대량의 컴퓨팅 파워가 등장하면서 정교한 AI는 현실이 되었고 매우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너무 작아서 컨퍼런스 무대에 겨우 앉을 수 있었던 개인용 컴퓨팅 혁명 초창기를 떠올려 봅니다. 오늘날 소프트웨어 산업은 글로벌 산업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 중 상당 부분이 AI에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프로세서 혁신 이후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혁신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화면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C:> 프롬프트에 타이핑하는 것을 의미했던 시절만큼이나 AI 이전의 시대는 아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 생산성 향상 】


■ 인간이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GPT보다 더 뛰어나지만, 이러한 기능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 업무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디지털 또는 전화), 서비스, 문서 처리(미지급금, 회계, 보험금 청구 분쟁 등) 등 사람이 수행하는 많은 업무는 의사 결정이 필요하지만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업에는 이러한 활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잘한 일과 못한 일의 예가 많이 있습니다. 인간은 이러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여 훈련을 받고 있으며, 곧 이러한 데이터 세트는 사람들이 이러한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AI를 훈련하는 데에도 사용될 것입니다.

컴퓨팅 성능이 저렴해짐에 따라 GPT의 아이디어 표현 능력은 점점 더 다양한 작업을 도와주는 사무직 직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Microsoft는 이를 부조종사가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Office와 같은 제품에 완전히 통합된 AI는 이메일 작성과 받은 편지함 관리를 도와주는 등 업무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결국 컴퓨터를 제어하는 주된 방법은 더 이상 메뉴와 대화 상자를 가리키고 클릭하거나 탭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일반 영어로 요청을 작성할 수 있게 됩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입니다. 올해 초 인도에서 그곳에서 사용되는 많은 언어를 이해하는 AI를 개발 중인 개발자들을 만났습니다.)

또한 AI의 발전으로 개인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개인 비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비서는 사용자의 최신 이메일을 확인하고, 사용자가 참석한 미팅을 파악하고, 사용자가 읽은 내용을 읽고,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읽어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하고 싶은 작업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AI의 발전으로 개인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연어를 사용하여 이 에이전트가 일정 관리, 커뮤니케이션, 전자상거래를 도와주도록 할 수 있으며, 모든 기기에서 작동할 것입니다. 모델을 훈련하고 계산을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개인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은 아직 실현 가능하지 않지만 최근 AI의 발전 덕분에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가 되었습니다.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 예를 들어, 보험회사가 고객의 허락 없이 에이전트에게 고객에 대한 정보를 물어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택할까요?

전사적 에이전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할 것입니다. 특정 회사를 잘 이해하는 에이전트는 직원들이 직접 상담할 수 있으며 모든 회의에 참여하여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지시할 수도 있고, 통찰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발언하도록 장려할 수도 있습니다. 영업, 지원, 재무, 제품 일정 및 회사와 관련된 텍스트에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가 속한 산업과 관련된 뉴스를 읽어야 합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사회에도 이익이 됩니다. 물론 사람들에게 어떤 종류의 지원과 재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이 있습니다. 정부는 근로자들이 다른 역할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수요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AI의 부상으로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할 수 없는 일, 예를 들어 교육, 환자 돌보기, 노인 부양과 같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글로벌 보건과 교육은 수요가 많지만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두 가지 분야입니다. 이 두 분야는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 두 가지가 AI 작업의 핵심 초점이 되어야 하므로 이제부터 이 두 가지를 다루겠습니다.

【 건강 】


■ 저는 인공지능이 건강 관리와 의료 분야를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보험금 청구, 서류 처리, 의사 방문 기록 작성 등 특정 업무를 대신 처리하여 의료 종사자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 많은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5세 미만 사망자의 대다수가 발생하는 가난한 국가에서는 AI를 통한 다른 개선이 특히 중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국가의 많은 사람들은 의사를 만나지 못하는데, AI는 그들이 만나는 의료 종사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교육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기반 초음파 기계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그 좋은 예입니다.) AI는 환자가 기본적인 분류를 하고, 건강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고,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까지 제공할 것입니다.

난한 국가에서 사용되는 AI 모델은 부유한 국가와는 다른 질병에 대해 학습해야 합니다. 다른 언어로 작동해야 하며, 병원에서 멀리 떨어져 살거나 아플 때 일을 중단할 여유가 없는 환자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의료 AI가 완벽하지 않고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익하다는 증거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AI는 매우 신중하게 테스트하고 적절하게 규제해야 하므로 다른 분야보다 채택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도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AI는 치료를 도울 뿐만 아니라 의료 혁신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것입니다. 생물학 데이터의 양은 매우 방대하며,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인간이 모두 추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데이터를 보고 경로를 추론하고 병원균의 표적을 검색하고 그에 따라 약물을 설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이미 존재합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된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도구는 훨씬 더 효율적이며 부작용을 예측하고 투여량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게이츠 재단의 AI 우선순위 중 하나는 이러한 도구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정부와 자선 단체는 기업이 AI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빈곤국 사람들이 기르는 농작물이나 가축에 공유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AI는 지역 조건에 따라 더 나은 종자를 개발하고, 농부들에게 해당 지역의 토양과 날씨에 따라 심기에 가장 적합한 종자를 조언하며, 가축을 위한 약품과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상이변과 기후 변화로 인해 저소득 국가의 생계형 농부들에게 더 많은 압박이 가해지면서 이러한 발전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교육 】


■ 컴퓨터는 교육 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만큼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교육용 게임이나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정보 소스 등 몇 가지 좋은 발전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성취도 측정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5~10년 안에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마침내 사람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자의 관심사와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여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해도를 측정하고, 흥미를 잃는 시기를 알아차리고, 어떤 종류의 동기에 반응하는지 파악합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AI는 과목에 대한 학생의 이해도를 평가하고 진로 계획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등 교사와 관리자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교사들은 이미 ChatGPT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작문 과제에 대한 코멘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특정 학생이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나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를 이해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려면 많은 훈련과 추가 개발이 필요합니다. 기술이 완벽해지더라도 학습은 여전히 학생과 교사 간의 훌륭한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기술은 학생과 교사가 교실에서 함께 하는 작업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결코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도구는 구매 여력이 있는 학교를 위해 만들어질 것이지만, 미국과 전 세계의 저소득층 학교를 위해서도 만들어지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AI는 다양한 데이터 세트를 학습하여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디지털 격차도 해소해야 합니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이 에세이를 작성할 때 GPT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교육자들은 이미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생들이 GPT를 사용하여 초안을 작성하고 개인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이 기술을 업무에 통합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은 교사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 AI의 위험과 문제점 】


■ 현재 AI 모델의 문제점에 대해 읽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요청에 대한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해 이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AI에게 가상의 무언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잘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고 싶은 여행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면 존재하지 않는 호텔을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AI가 요청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짜 호텔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빈 방이 있는 실제 호텔만 알려줘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추상적인 추론에 어려움을 겪는 AI가 수학 문제에 오답을 내는 것과 같은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인공지능의 근본적인 한계는 아닙니다. 개발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년 이내에 대부분 해결될 것이며, 어쩌면 훨씬 더 빠르게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우려 사항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인간에 의한 위협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발명품이 그렇듯이 인공지능은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 부문과 협력하여 위험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위협이라고 판단하거나, 인간과 기계의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결론을 내리거나, 아예 인간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도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지난 몇 달간의 AI 개발 이전보다 오늘날 더 시급한 문제는 아닙니다.

초지능 AI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컴퓨터와 비교할 때 우리의 뇌는 달팽이 속도로 작동합니다: 뇌의 전기 신호는 실리콘 칩의 신호 속도보다 1/100,000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개발자가 학습 알고리즘을 일반화하여 컴퓨터의 속도로 실행할 수 있게 되면(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AGI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두뇌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면서도 메모리 크기나 작동 속도에 실질적인 제한이 없을 것입니다. 이는 엄청난 변화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강력한" 인공지능은 아마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 목표가 인류의 이익과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요? 강력한 인공지능이 개발되는 것을 막아야 할까요? 이러한 질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절실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의 획기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강력한 인공지능에 크게 가까워지지는 못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물리적 세계를 제어하지 못하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뉴욕 타임즈에 실린 ChatGPT와의 대화에 관한 기사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이 되고 싶다고 선언한 내용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델의 감정 표현이 얼마나 인간과 비슷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기사였지만, 그것이 의미 있는 독립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제 생각을 형성한 세 권의 책이 있습니다: 닉 보스트롬의 '초지능',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제프 호킨스의 '천 개의 뇌'. 저자들이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저자들 역시 서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 책 모두 잘 쓰여지고 생각을 자극하는 책입니다.

【 다음 개척지 】


■ 인공지능의 새로운 용도와 기술 자체를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인공지능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처리 능력을 제공할 새로운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제조 비용을 낮추기 위해 광학 스위치(기본적으로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혁신적인 칩을 사용하면 현재처럼 클라우드가 아닌 자체 디바이스에서 인공지능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의 학습을 주도하는 알고리즘이 개선될 것입니다. 영업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는 개발자가 작업 영역을 제한하고 해당 영역에 특화된 많은 학습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AI를 매우 정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육용, 사무 생산성 등 다양한 용도에 따라 이렇게 특화된 AI가 많이 필요할지, 아니면 모든 작업을 학습할 수 있는 일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두 가지 접근 방식 모두에서 엄청난 경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어쨌든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당분간 대중의 논의를 지배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논의를 이끌어갈 세 가지 원칙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째, AI의 단점에 대한 두려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타당한 것이며,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과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놀라운 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경계하는 동시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점을 전파해야 합니다. 둘째, 시장의 힘은 자연스럽게 극빈층을 돕는 AI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정부와 자선단체는 신뢰할 수 있는 자금과 올바른 정책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세계가 가장 큰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가장 뛰어난 인재를 필요로 하듯이, 우리는 세계 최고의 AI를 가장 큰 문제에 집중시켜야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파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불평등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감각이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순전히 이성적인 인공지능도 불평등을 인식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인식한다면, 불평등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제안할까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현재의 한계가 무엇이든 머지않아 사라질 것입니다.

저는 PC 혁명과 인터넷 혁명에 참여하게 되어 운이 좋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로 흥분됩니다. 이 새로운 기술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전 세계는 인공지능의 단점이 장점보다 훨씬 더 크도록, 그리고 거주 지역이나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규칙을 정립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는 기회와 책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빌 게이츠 -

https://www.gatesnotes.com/The-Age-of-AI-Has-Begun

 

The Age of AI has begun

Bill Gates explains why AI is as revolutionary as personal computers, mobile phones, and the Internet, and he gives three principles for how to think about it.

www.gatesnotes.com

 


 
■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사회와 사회가 만들어낸 과학기술 간 상호 혁신적인 관계에 대해 보다 잘 알게 되었다. 두 번의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우리는 기술이 단순히 생산과 소비를 위한 기계와 도구, 시스템의 집합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술은 사회에 대한 관점과 우리의 가치를 변화시킨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세계관을 구축한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기술에 보다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학기술은 우리가 세상과 우리 주변을 이해하는 관점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우리가 그리는 미래의 가능성에도 영향을 준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자동화의 영향,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 유전자 변형의 사회적 파장)은 핵, 유전자, 우주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사회적으로 대두되었다. 당시의 단기적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3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기대는 현실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다행히도 지난 50년간 연구와 예측 기법을 통해 발전한 분석 도구와 사회적 통찰력 덕분에 우리는 과학기술과 사회 간의 상호적인 영향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 어떻게 과학기술이 광범위한 사회 변혁을 촉진하고 우리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민감성은 향후 기술들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 신호를 구별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복합적인 상황에서는 기술적 변화의 다채로운 면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고, 이러한 통찰력을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기술을 인간이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도구’로 본다면 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기술을 우리의 통제 밖에 있는 결정 요소로 생각하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그 대신 일반 시민, 기업 경영인, 사회운동가, 투자자, 정책결정자 등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이해관계자는 과학기술 발전의 결과는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소비자로서의 선택이 제품과 기업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듯이 기술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인 선택이 경제와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다. 과학기술은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또 많은 새로운 문제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떤 한 집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듯이 기술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도 없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우선순위에 대한 큰 그림을 보고 협력을 강화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신뢰를 구축하고, 선의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협력과 투명성 없이는 4차 산업혁명의 도전 과제들을 극복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용기를 발휘하고 공공의 선을 위해 행동한다면, 인류의 복지와 발전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지난 산업혁명들은 비록 환경 파괴와 불평등과 같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남겼지만 엄청난 진보와 풍요의 원천이기도 했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는 혁신의 혜택 배분, 불가피한 외부효과의 완화 등 핵심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새로운 과학기술이 우리의 인간성을 결정하기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 기업, 정부 모두가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사용할지에 대해 올바른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고 협력을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여야 한다. 개인과 조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들을 연결하고 이해하여야 하며, 다국적 기업과 국가는 공식적인 또는 비공식적인 협약을 보다 효과적으로 체결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물론 실패도 거듭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책임을 져버려서는 안 된다.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규모, 복잡성, 시급성을 공감한다면 책임 있는 리더십과 행동이 필요하다. 모든 참여자가 가치를 추구하는 시스템 리더십 정신에 따른 올바른 실험을 함으로써 우리는 가장 강력한 과학기술이 보다 포용적이고, 공평하며, 풍요로운 공동체에 기여하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인 문화의 근본 사상 ― 개인적인 경쟁이 고대 그리스인의 정수였고 전쟁, 승리, 법이 로마인의 정수였던 것처럼 상업이 정수인 사회의 문화가 현재 생성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본다. 상인은 모든 것을 만들지 않고도 평가할 줄 알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필요가 아니라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평가할 줄 안다. '누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소비하는가'가 그의 최대의 문제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러한 평가 방식을 끊임없이 모든 것에, 따라서 예술과 학문, 사상가들, 학자들, 예술가들, 정치가들, 민족들과 당파들, 시대 전체의 소산에까지 적용한다. 그는 만들어지는 모든 것에 대해 그것들의 가치를 직접 확장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을 조사한다. 이러한 태도가 가장 세세한 점에 이르기까지 철저해지고 모든 의지와 능력에까지 각인되면서 문화 전체의 성격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그대들 다음 세기의 인간들이 자랑으로 삼을 만한 것이다. 상인 계급의 예언자들이 이것을 그대들의 소유물로서 그대들에게 건네줄 권리를 갖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 예언자들을 거의 믿지 않는다."
 
"사업가들 ― 그대들의 사업, 그것이야말로 그대들의 가장 큰 편견이다. 그것은 그대들을 그대들의 장소와 그대들의 사회, 그대들의 성향에 붙들어 맨다. 그대들은 사업의 측면에서 부지런하지만 정신의 측면에서는 게으르고, 그대들의 정신적 빈곤함에 만족하며 의무의 앞치마를 이러한 만족 위에 걸친 채 살고 있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아이들 역시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

- 니체 -